「金學辰기자」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 韓秉勳(한병훈·63)교수는 최근 한국 중국 일본 홍콩 등 4개국의 민간요법을 비교한 「전통약물 및 민간약에 대한 국제비교」(싱가포르 월드사이언티픽사 발간·영문판)를 출간했다. 동북아지역에서 널리 쓰이는 전통약물의 효능을 비교함으로써 민간요법의 허실을 밝히려는 게 이 책의 목적이다.
가령 「감초가 위염 복통 감기에 좋고 다른 약물의 해독작용을 한다」는 것은 4개국에서 공통적으로 알려진 효능이다. 그러나 감초에 관해 일본은 간염, 홍콩은 간질, 중국은 호흡곤란에 효과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전자는 신뢰도가 높지만 후자는 「믿거나 말거나」라고 볼 수 있다. 사용법은 4개국 모두 「다른 약물과 함께 달여 복용한다」고 쓰여 있다. 이 책에는 이처럼 민간약으로 쓰이는 2백여종의 식물에 대한 효능과 사용법이 자세하게 적혀 있다.
『이번에 나온 책이 1권이고 오는 98년말까지 3권을 더 펴낼 계획입니다. 식물 동물 곰팡이 등 민간약 8백여종에 대한 정보를 망라한다는 게 목표지요』
이 작업은 유네스코 동남아지역 천연물화학 협의회에 소속된 학자들이 모여 지난 93년부터 시작했다. 한교수는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 한국 정부가 연구비를 지원했고 책의 수익금은 전부 유네스코 기금으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