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얼 때는 항상 표면부터 어는 것을 볼 수 있다. 왜 그럴까.
만약 물이 밑바닥부터 얼어 올라왔다면 어떻게 됐을까. 물의 독특한 성질의 하나는 4도에서 가장 밀도가 높다는 것이다. 즉 0도인 물이나 얼음의 밀도가 4도인 물의 밀도보다 작다.
바로 이러한 성질 때문에 호수나 강물이 얼 때 표면부터 언다. 호수나 강물이 얼어도 밑바닥은 4도를 유지할 수 있으므로 물고기나 기타 수중 생물이 혹독한 겨울을 날 수 있게 된다.
물의 밀도는 1백도에서 ㎤당 0.958g이며 온도가 내려가면 밀도는 커져서 4도가 될 때 밀도가 ㎤당 1g이 된다. 즉 높은 온도에서4도까지는물도 여느 일반 물질과 같이온도가떨어지면 부피가 줄어들고 밀도가 커진다.
그러나 4도 이하에서는 그렇지 않다. 온도가 4도보다 낮아지면 물의 밀도는 커지기는커녕 오히려 작아진다. 그리고 물이 액체에서 고체(얼음)로 바뀌는 0도에서는 밀도가 8% 정도 급격히 줄어 부피가 늘어난다. 따라서 얼음이 물보다 가벼워져서 물 위에 뜨는 것이다.
오늘날 생명체들의 조상이 혹독한 빙하기를 견뎌냈던 것은 물이 4도에서 밀도가 가장 크다는 사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호수의 예를 들어 보자. 겨울이 되어 호수 표면의 온도가 내려가면 차가워진 물의 밀도가 커지기 때문에 즉 무거워지기 때문에 호수 아래로 가라앉는다. 이러한 현상은 물의 온도가 4도로 내려갈 때까지 계속된다.
그러나 호수 표면의 물 온도가 4도보다 더 내려가면 밀도는 작아지기 때문에 즉 가벼워져서 밑으로 가라앉지 않고 표면에 그대로 남게 된다. 그 밑의 물은 표면의 물이 담요처럼 덮어주므로 천천히 열을 상실한다.
따라서 기온이 0도 이하로 떨어져 호수가 얼어 붙으면 우선 표면이 얼게 되고 그 얼음 밑은 액체 상태인 물로 남아 있게 된다. 얼음이 두꺼워질수록 단열효과가 커지므로 호수 밑바닥까지 어는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호수 바닥에서는 물고기들이 얼지 않고 겨울을 날 수 있는 것이다.
양 인 상<이화여대·물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