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奇雨 기자」 한창 배울 나이인 청소년들에게 술은 그야말로 「독주」(毒酒)라는 사실이 과학적인 실험결과를 통해 밝혀졌다.
최근 미국 CNN방송은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에 있는 향군의료센터의 연구결과를 인용, 알코올이 특히 성장기에 있는 젊은 두뇌의 기억력을 크게 훼손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연구팀은 다 자란 쥐와 성장기의 쥐를 대상으로 각각 사람으로 치면 맥주 한잔 정도에 해당하는 소량의 알코올을 주입한 뒤 쥐의 두뇌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관찰했다. 그결과 나이어린 쥐는 두뇌의 기억세포가 파괴되는 등 알코올에 즉각적이고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인 반면 어른 쥐의 두뇌는 거의 영향을 받지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책임자인 스코트 슈왈츠웰더박사는 『어른 쥐의 두뇌가 알코올에 무감각한 것은 나름대로 세포구조가 안정돼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외부의 자극을 민감하게 받아들일 태세가 돼있는 나이어린 쥐의 두뇌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더럼 향군의료센터는 이와 함께 듀크대와 공동으로 또 다른 흥미로운 실험을 실시했는데 이에 따르면 음주의 해독이 심각한 나이어린 쥐일수록 취기(醉氣)를 잘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알코올을 주입하면 어른 쥐는 금세 졸음을 일으키는 등 자각증상을 나타내지만 나이어린 쥐는 훨씬 더 오랫동안 「말짱한」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 연구팀은 이같은 실험결과가 젊은이들이 자신들에게 유독 해로운 술자리를 더욱 오래 할 수 있는 개연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슈왈츠웰더박사는 『현재 20대와 40대 및 60대를 대상으로 알코올이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연구중』이라며 『그동안 알코올에 관한 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연령층에 따른 차이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