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가형제」,『의사모습 왜곡』논란

  • 입력 1997년 1월 19일 19시 43분


「金甲植기자」 MBC의 미니시리즈 「의가형제」(월 화 밤9.55)가 묘사하고 있는 의료현장의 모습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13일 첫회가 방영된 이 드라마는 「종합병원」의 아류작 또는 기존 의학드라마들의 짜깁기라는 일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첫주에 26.3%와 26.9%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같은 시간대 프로중 최고의 반응을 얻고 있다. 의료현장 주변의 이야기를 묘사하는 데 그쳤던 「종합병원」에 비해 실감나는 수술장면과 빠른 이야기의 전개 등이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는 평가다. 이 드라마는 사실적 묘사를 위해 강릉병원의 김종욱과장(흉부외과)을 비롯, 6명의 전문의로부터 자문을 받고 있다. 하지만 PC통신에는 의료계통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극중 병원장(정욱)의 손자로 수술마니아인 김수형(장동건)이 등장하는 대목에 대한 비판이 많다.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레지던트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종문씨는 『극중 흉부외과 전문의로 등장하는 수형은 고급 승용차를 끌고 다니며 간호사에게 선정적 눈길을 보내는 등 파렴치한이나 다름없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의과대 본과 3학년에 재학중인 엄재호씨도 『수형이 의료기구를 장난스럽게 다루는가 하면 생명을 다루는 수술실에서 의사들이 다투고 마취의가 자리를 떠버리는 등 TV를 보기가 겁날 지경』이라고 지적한다. 대한간호협회의 임미림모니터요원은 『간호사들이 회의중 한마디도 없이 구석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거나 수형의 노리개로 등장하는 등 비전문적인 집단으로 그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의료원 전문의 박관씨(성형외과)는 『의료현장을 소재로 한 드라마여서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데 「시카고 메디컬」 등 외화에 비하면 떨어지지만 수술장면 등은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있는 편』이라면서 『형제의 능력이 지나치게 과장되게 비교되고 있고 실제보다 더 많이 사용되는 전문용어가 귀에 거슬렸다』고 말했다. 의학협회 최인수홍보실장은 『전문의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진 못했지만 진지하지 못한 수술실 장면과 수형의 캐릭터가 지나치게 과장돼 있다』며 『시청자들이 의사들에게 왜곡된 선입견을 가질 것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책임프로듀서인 박종팀장은 『드라마는 어디까지나 드라마로 보아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초반부 수형의 모습은 출생의 비밀을 알고 복수의 화신으로 변하는 이후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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