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일본 국제전화회사인 국제전신전화(KDD) 국제디지털통신(IDC) 일본국제통신(ITJ) 3사에 초비상이 걸렸다. AT&T가 일본에서 콜백서비스를 개시했기 때문.
콜백서비스는 미국전화회사가 전용전화회선을 이용해 일본에서 「미국국제전화회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방식이다. 일본∼미국간 AT&T 국제전화요금은 3분당 2백40엔으로 KDD(4백50엔)의 절반수준이다.
사용하는데 별 불편이 없고 값이 싸다면 일본 소비자들이 미국회사 서비스로 몰려들 것은 당연한 일. 다른 아시아지역의 두배, 미국보다는 세배나 비싼 국제전화요금을 받으며 높은 수익을 누려왔던 일본 국제전화회사로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이전에도 군소 콜백서비스업체들이 일부 나타났지만 KDD측은 『저급한 서비스, 통신윤리에 어긋나는 서비스』로 평가절하하며 비싼 요금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이제 AT&T까지 공격에 나서자 더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된 것.
『앗 뜨거워라』 놀란 KDD는 AT&T 서비스 바로 다음달 전화요금을 평균 5.1% 내렸고 IDC와 ITJ도 각각 6.4% 5.6%씩 인하했다. 하지만 아직도 KDD의 요금은 AT&T의 두배수준이다.
일본 통신사업자들은 정부측에 『AT&T를 막아달라』고 떼를 쓰지만 일본우정성은 『법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며 외면하고 있다. 정부는 오히려 98년 통신시장개방으로 일본이 진짜 「전쟁터」가 되기 전에 콜백서비스파동이 업계 체질개선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모습이다.
한국은 아직까지는 정부가 콜백서비스를 「불법」으로 규정, 국내 국제전화사업자들의 입맛에 딱 맞는 정책을 펴는 덕분에 외국 콜백사업자들이 제대로 발붙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통신시장이 개방되면 콜백서비스를 막을 방법이 없다. 정부는 오히려 민간기업이 저항력을 기를 시간마저 뺏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