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鍾來·洪錫珉 기자] 컴퓨터 관련 업체의 고객지원센터에는 차마 웃어 넘길 수 없는 컴맹들의 질문이 쏟아진다. 「컴맹 탈출」의 눈물겨운 이야기는 때때로 엉뚱하지만 정보시대를 사는 컴맹의 아픔(?)을 보여주기도 한다.
PC통신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이야기」를 개발한 큰사람컴퓨터. 고객지원센터로 40대 아저씨가 문의를 해왔다.
그는 『모뎀과 「이야기」를 샀는데도 PC통신이 안됩니다』고 하소연했다. 상담원이 한참 얘기하다 조금 이상한 낌새를 챘다.
상담원은 『컴퓨터는 어떤 기종을 갖고 있으세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의 대답이 걸작.
『컴퓨터는 안샀어요. 모뎀과 「이야기」만 있으면 PC통신을 할 수 있다고 해서…』
한글과컴퓨터 고객지원센터는 「한글」의 인기를 반영하듯 전화벨이 멈출 틈이 없을 만큼 문의 전화가 많다.
컴퓨터 에러가 있을 때마다 문의해오는 한 사용자가 전화를 했다. 이런저런 질문에 답변을 해주어 겨우 해결이 되어 전화를 끊을 무렵 그가 갑자기 『앗, 또 에러메시지가 뜨는데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무슨 에러메시지입니까』고 묻자 그가 하는 말.
『화면에 「드라이브 A의 문이 열렸습니다」라고 나옵니다』
『잉, 그럼 문 닫아요』
PC통신이나 인터넷서비스업체(ISP)에도 24시간 내내 고객 상담을 할 수 있는 센터가 마련돼 있다. PC통신을 즐기는 인구가 크게 늘고 이용자의 연령과 직업도 다양해져 재미있는 사례가 많다.
한 PC통신사에 밤늦게 전화벨이 울렸다. 나이 어린 이용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 PC통신에 접속하려고 하면 자꾸 「부시」라는 에러 메시지가 뜨는데요』
『부시라…』
오랫동안 고객 상담을 받아왔지만 이런 메시지는 처음이었다. 미국 대통령 이름을 사용한 신종 컴퓨터바이러스라도 출현한 걸까. 상담요원은 차근히 다시 물었다.
『한글로 「부시」라고 나오나요』
답변이 걸작이다.
『아니오. 영어로 비(b) 유(u) 에스(s) 와이(y)라고 나와요』
이런, 「통화중」이라는 메시지였다.
고객이 이해할 때까지 친절하게 설명을 해줘야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어느 인터넷서비스업체에 중년 남성 이용자가 전화를 해서 정보 엑스포에 대해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시간이 없어 대전 엑스포는 못가봤지만 정보 엑스포에는 꼭 들러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는 무턱대고 정보 엑스포로 가는 길을 물어왔다.
도저히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통신이 뭔지, 인터넷이 뭔지 모르는 사람에게 인터넷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정보 엑스포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