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민 기자] 「5공비리(非理) 한보비리가 아니라 나우비리다」.
PC통신 나우누리가 「비리」 논쟁에 휘말려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근 나우누리의 게시판에는 『나우누리의 비리를 폭로한다』는 내용의 글이 매일같이 잇달아 뜨고 있다. 심지어 이에 대해 이용자끼리 깊이 있게 의견을 나누는 토론장까지 마련됐다. 폭로자들이 밝히는 나우비리의 핵심은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
폭로전은 나우누리 운영자가 불법 소프트웨어를 단속한다는 명목으로 개인의 전자우편함을 함부로 뒤진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지난 3일 예전에 나우누리를 이용하던 사람이라고 밝힌 강모씨는 「나우비리를 폭로한다」는 내용의 글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추정되는 나우누리 운영자가 개인의 편지함을 뒤져 자료를 훔쳐 쓴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편지함에 있던 자료가 이유없이 삭제됐다는 것. 강씨는 이 글을 게시판에 올리는 한편 다른 이용자들에게 전자우편으로 보냈다.
강씨의 주장은 가상공간에서의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를 새롭게 제기하면서 다른 이용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이후 게시판에는 너도나도 메일함을 검색당했다는 내용의 폭로와 토론이 줄을 이었다. 「나우지기(나우누리 운영자)의 사생활 침범」이라는 제목의 토론장까지 따로 생겼다. 이들은 최근 나우누리를 운영하는 나우콤측의 공식 사과를 받기 위한 서명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나우누리는 다른 PC통신에 비해 상용 소프트웨어의 불법 유통이 유독 많은 것으로 알려져왔다. 조직적으로 게임 등을 복제해 쓰는 겜클 등도 다른 PC통신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이용자의 연령층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과 다른 PC통신에 비해 파일 보내기가 쉽다는 점 등이 그 이유로 꼽힌다.
나우누리측은 프라이버시 침해 주장에 대해 『운영자라도 개인의 편지함을 검색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비밀번호를 모를 경우 개인 이용자의 전자우편함으로 접근할 수 없다는 해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