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세계인이 먹게 하자…항암효과 높여 수출상품화 추진

  • 입력 1997년 3월 4일 08시 26분


[김병희 기자] 김치를 「국제식품」으로 개발해 보자는 움직임이 연구소와 학계를 중심으로 활발하다. 항암효과에 정장(整腸)작용, 풍부한 영양소가 듬뿍 든 김치를 우리만 먹지 말고 세계인이 함께 나누자는 것. 김치 유산균의 항암효과는 건국대 최태부교수팀이 동물실험 중으로 지금까지 매우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 김치연구소(소장 최홍식)는 한걸음 나아가 김치에 들어가는 고추 마늘 부추같은 부(副)재료가 노화를 막는다고 보고 항암 및 노화방지기능을 강화한 김치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한국식품개발연구원은 지난 1월 구성한 김치연구사업단(단장 박완수)을 중심으로 4월부터 「김치 고품질 상품화 기술개발」에 나서 국제 식품화의 길을 연다는 계획. 김치 국제화에서의 과제는 무엇보다 「어떻게 시어지는 속도를 늦추고 장기보존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식품개발연구원 박완수박사는 『김치속에 있는 미생물의 종류를 밝혀내 발효 정도를 조절해야 하는데 수십종에서 수백종으로 예상되는 미생물 종류도 다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하대 생물학과 한홍의교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사온 일본 김치가 6개월간이나 맛이 변하지 않아 분석해보니 락토바칠루스라는 한가지 젖산균만을 쓴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2,3년의 연구를 거쳐 김치의 장기보존책을 내놓겠다는 한교수의 지론은 『김치 자체가 하나의 살아있는 생태계를 구성해 복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 효성가톨릭대 김순동교수는 젖산균이 늘어나는 것을 막으면 시어지는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보고 이 균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이와 함께 시어진 김치의 신맛을 줄이는 물질도 탐색중이다. 섭씨10도에서 한달 이상 보존하는 게 목표. 경희대 식품공학과 조재삼교수와 식품개발연구원 구영조박사는 발효를 중심으로 김치연구를 하고 있다. 조교수는 가장 알맞은 발효온도를 찾기 위해 섭씨20도에서부터 아래로 차등 발효시키는 연구를 진행중이다. 김치연구는 94년부터 국책과제로 지원해오고 있지만 아직은 뚜렷한 성과가 없다. 그럼에도 『김치는 그 자체만이아니라 김치주스 김치햄버거 등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가공식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수출전략산업의 보고』라는게 김치연구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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