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래기자] 『인터넷, 저 놈은 아주 신기한 겁니다』
삶의 황혼기에 인터넷 세상으로 첫 발을 디딘 송정현씨(65). 그는 요즈음 컴퓨터를 볼 때마다 뿌듯하고 즐겁다.지난 연말 처음 접한 인터넷. 열심히 공부한 탓에 얼마 전에는 개인 홈페이지까지 열었다. 누구보다도 미국에 유학가 있는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심 탓이었다.
이 소식을 듣고 아들 준서씨(32)는 얼른 인터넷에 들어갔다. 컴퓨터 화면에는 곧 태평양 건너 그리운 가족의 얼굴이 거짓말처럼 떠올랐다. 눈시울이 붉어졌다.
송씨는 경로당이나 노인대학에는 가본 적이 없다. 그가 자주 찾는 곳은 서울 서초동 소프트웨어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인터넷카페 「넷스페이스」(02―598―4580). 회원으로 가입해 틈나는 대로 찾아가 인터넷을 배웠다.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곳인데도 그의 이용시간이 가장 많다.
그는 60세 환갑 때 해외 배낭여행을 시작했다. 그후로 4년동안 유럽 중남미 아프리카의 오지와 시베리아 횡단에 이르기까지 무려 47개국을 돌아다녔다. 그의 여행에는 호텔이나 여행가이드 같은 것은 아예 없었다. 유스호스텔과 버스 기차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지구촌을 유람한 것이다.그는 여러 나라를 돌며 경험하고 느낀 이야기를 정리해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집에 고성능 컴퓨터 따위는 없다. 단지 전화국에서 무료로 받은 하이텔 단말기와 프린터뿐이다. 인터넷은 「넷스페이스」에 나와서 쓴다.
그는 인터넷을 한다고 해서 스스로를 「별난」 할아버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넷스페이스」에서 인터넷교육을 마친 60세 이상의 고령자가 7명이나 된다. 이중에는 올해 75세인 윤해섭씨도 있다.
『노후 생활은 스스로 대비해야 합니다. 자식들에게는 70%만 쏟아붓고 나머지는 본인을 위해 투자하세요』
홈페이지 주소는 「http://www.infoland.net/2기생/송정현.htm」. 전자메일은 「junghyun@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