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아침에 일어난 일식현상은 매우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달이 태양을 가려서 지구에 그림자가 지는 자연현상임에도 옛날 사람들에게는 태양이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고 매우 두려운 현상이었을 것이다. 태양이 정말 없어진다면 지구에 사는 생명체도 사라질 것이다.
태양은 뜨거운 기체 덩어리의 공이다. 태양의 질량은 지구 질량의 약 33만배이고 태양계 전체 행성의 질량을 합친 것의 7백50배나 된다. 태양의 반지름은 약 70만㎞로서 지구의 약 1백9배이고 부피로는 1백30만배나 된다. 태양의 밀도는 지구밀도의 4분의1 수준 밖에 안 된다. 태양 질량의 4분의3은 수소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헬륨이라고 알려져 있다.
태양의 구조는 안쪽으로부터 중심핵 복사평형층 대류층이 있다. 태양의 표면에서는 태양광도를 이루는 복사의 대부분이 나온다.
태양은 우주에 떠 있는 수 많은 항성(스스로 빛을 내는 별)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러나 태양에서 나오는 빛과 열은 지구에 에너지를 공급해서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게 한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1억5천만㎞나 떨어져 있는데도 따뜻함을 느낀다는 사실로 우리는 태양이 얼마나 크고 뜨거운지 짐작할 수 있다. 지구가 받는 태양에너지는 태양에서 나오는 에너지의 1백억분의1에 불과하다. 어떻게 그 많은 에너지가 쏟아져 나올까.
태양 안은 매우 높은 온도이므로 태양을 이루는 물질들은 원자핵과 전자들이 분리돼 빠르게 움직이는 플라즈마 상태로 있다. 양전하를 띤 핵들이 주위의 높은 압력으로 인해 전기적인 반발력을 이기고 핵들끼리 충돌을 일으키면 강한 핵력에 의해 결합된다. 이를 핵융합이라 한다.
태양 안에서는 수소핵 즉 양성자끼리 결합해 헬륨핵을 만드는 핵반응이 일어나고 있다. 핵반응 전후 질량의 차이는 막대한 에너지로 나타나는 것이다. 1g의 수소가 헬륨으로 변환되면 2.5t의 석탄을 한꺼번에 태울 때와 맞먹는 에너지가 나온다.
그런데 태양내의 핵융합에 의한 생성물은 방사능을 갖지 않아서 원자로에서 나오는 핵폐기물과 같은 위험은 없다. 그래서 인류가 가질 수 있는 가장 깨끗한 에너지라고 많은 학자들은 주장한다.
양인상 <이화여대 물리학과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