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내전화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데이콤과 SK텔레콤이 무선기술논쟁을 벌이고 있다.
사실상 제2시내전화사업자로 정해진 데이콤 컨소시엄에서 보다 많은 지분을 차지하기 위한 명분 싸움이 무선기술 논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제2시내전화망은 현재 깔려있는 케이블TV망과 무선기술이 결합해야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일이 땅을 파헤쳐 시내전화망을 묻을 수 없다면 무선가입자망(WLL)구축이 절대적이며 그 적임자는 SK텔레콤 밖에는 없다는 주장이다.
이동통신 분야의 경험있는 기술인력을 갖고 있고 한국적 지형에 맞는 이동통신 설계기술을 갖고 있는 SK텔레콤이 당연히 많은 지분을 차지해야 한다는 논리다. 디지털 휴대전화기술을 바탕으로 국산화된 WLL장비를 만들고 있는 것도 스스로 장점으로 꼽고 있다.
SK텔레콤은 이같은 바탕위에서 시내전화 컨소시엄에서 2대 주주 자리를 요구하고 있다. 컨소시엄을 주도하고 있는 데이콤이 10% 지분을 갖는다면 SK텔레콤은 9.9%를 가져야겠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데이콤은 「SK텔레콤만이 무선기술을 갖고 있다」는 주장은 억지라고 반박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새 시내전화망을 꾸미는데 SK텔레콤의 무선기술은 별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고정무선통신 분야인 WLL기술의 경우 SK텔레콤보다 데이콤이 기술적으로 앞서고 있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SK텔레콤은 휴대전화처럼 이동무선통신 분야에 전문가일지는 몰라도 WLL의 전문가는 아니라는 것.
데이콤은 지난해 9월부터 WLL 기술 개발에 나섰고 다음달에는 국내 표준형의 WLL장비와 제품을 내놓을 정도로 기술 축적을 이뤄 「나홀로 WLL」을 만들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데이콤은 SK텔레콤의 지분은 한국전력 대기업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결정될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무선기술논쟁 형태로 나타난 시내전화 컨소시엄 지분싸움은 곳곳에 또 다른 지뢰가 묻혀 있어 사업자 신청마감 전까지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김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