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원자력발전소를 1명이 제어 운전하는 시대가 온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5년간 운전원의 행동과 사고에 대해 연구한 결과 「인간공학적 원전 제어 시뮬레이션」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제어시스템은 현재 5,6명이 맡아야 하는 제어실 작업을 1명이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연구원은 이 시뮬레이션 개발을 위해 그동안 근무중인 운전원들의 뇌파와 심전도까지 모두 측정했다. 이들이 어떤 일에 집중하고 있는지, 어떤 상황에 가장 긴장하는지를 측정하기 위해서였다.
또 시선추적장치를 달고 근무하도록 해 운전원들의 시선이 가장 집중되는 계기와 원전상태에 대한 자료도 수집했다. 특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운전원의 반응시간도 측정했다.
이 연구원의 심종식박사는 『이같은 연구결과를 컴퓨터에 입력해 컴퓨터가 마치 능숙한 운전원처럼 대신 원전을 제어하고 사고에 대응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며 『인간공학적 기법을 활용해 원자력 발전 제어 시뮬레이션을 개발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말했다.
원자력연구원이 인간공학적 원전제어 시뮬레이션을 개발한 것은 앞으로 원전설계의 국제적 기준이 바뀌기 때문이다. 원전 제어실의 기계식 계기판이 디지털 제어판으로 바뀌고 운전원의 숫자도 1명으로 축소하는 쪽으로 나가고 있다.
심박사는 『현재 개발된 제어 시뮬레이션을 보완해 오는 2011년에는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1백여개에 달하는 계기판을 다루어야 하는 항공기의 조종실에 인간공학적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응용하는 연구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수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