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널뛰는 휴대전화기 값…용산-강남 20만원 差

  • 입력 1997년 4월 23일 08시 35분


휴대전화기 값이 들쭉날쭉이다. 같은 제품이라도 시기와 장소에 따라 두배이상 차이가 난다. 같은 휴대전화기가 큰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10만원이상 가격차가 날 때도 있다. 휴대전화기 가격이 천차만별인 것은 휴대전화 유통구조가 이원화되어 있는 것이 결정적 원인. 소비자 가격은 있지만 실제로는 이중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 등 휴대전화 사업자는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할인 판매를 수시로 벌이고 있다. 비싼 값에 장비업체로부터 휴대전화기를 사서 1년이상 휴대전화 서비스를 이용하는 조건으로 싸게 파는 것이다. 신세기통신은 오는 30일까지 77만원짜리 전화기를 30만원에 판다. 비슷한 성능의 제품이 전자상가 등 일반 유통점에서는 7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오는 5월17일까지 보상판매라는 이름으로 휴대전화기를 대당 18만∼27만원까지 싸게 팔고 있다. 정가 85만원짜리 휴대전화가 48만원에 거래된다. 여기에다 무이자 할부 판매에 사은품 증정이 곁들여진다. 특별한 행사기간이외에 평소에도 휴대전화기 값은 정가가 없다. 업체를 가릴 것 없이 지역에 따라 같은 제품이라도 최대 20만원이상 차이가 난다. 소비자가격 87만원인 휴대전화기가 용산에서는 70만원선, 강남지역에서는 91만5천원까지 올라간다. 대리점이 전화기를 한대 팔면서 얻을 수 있는 수입은 기본 유통마진외에 휴대전화서비스 업체로부터 받는 장려금 모집수수료 관리수수료 등 다양하다. 휴대전화기를 원가에 팔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종류의 특전을 통해 수입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영업점에 따라 최대 30∼40%까지 값을 할인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널뛰기를 거듭하고 있는 휴대전화기 값에 대해 서비스업체와 장비업체는 서로 상대방을 탓한다. 장비업체들은 서비스 업체들이 가입자만을 늘리기 위해 기형적인 적자판매를 함으로써 유통질서를 흐리고 정보통신 장비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서비스업체는 장비업체가 가격인하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싸게 단말기를 판매해 소비자들의 가격저항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결국 서비스 업체와 장비업체간에 이해다툼으로 국산 디지털 휴대전화기는 제값이 없는 유령제품으로 시장을 떠돌고 있는 것이다. 〈김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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