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이드게임 韓-日 격돌…「까꿍」 對 「소닉」의 대결

  • 입력 1997년 5월 21일 08시 07분


아케이드 게임 무대에서 한일 양국의 자존심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대표선수는 일본의 「소닉」과 우리나라의 「까꿍」. 지난해 10월 출시된 소닉은 현재 2만여개가 팔렸다. 지난 2월 나온 까꿍도 3개월여만에 1만5천개가 팔려나갔다. 일본 세가사가 5년전 게임기용으로 개발해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던 소닉은 지난 93년 CD롬에 담겨나와 명맥을 이어나가는 중. 미친 과학자 로보트닉박사는 평화로운 「작은 별」의 착한 동물들을 잡아다 괴물 로봇으로 변형시킨 뒤 이들을 부려먹어 「계란 머신」을 만든다. 엄청난 힘을 지닌 이 망측한 기계로 세계를 정복하려 한다. 그러나 마법의 힘을 지닌 7개의 신비의 보석 없이 세계정복은 꿈꿀 수 없다. 괴물로봇들을 풀어 신비의 에메랄드를 찾는다. 친구들이 하나 둘 사라진 뒤 괴물로봇이 되어 나타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슈퍼 두더지 소닉. 로보트닉의 흉계를 알아차린 그는 에메랄드를 먼저 찾아내 미친 박사의 꿈이 실현되는 것을 막기 위해 무지무지한 스피드로 지구를 누비는데…. 게임 개발업체 단비가 만든 까꿍은 「마이러브」의 작가 이충호씨의 야심작 「까꿍」을 소재로 한 작품. 원작에 나온 주인공들의 성격이 그대로 느껴지도록 이씨가 직접 게임 제작에 참여했고 완성도 높은 수작이란 평가. 게이머는 까꿍 바커스 민들레 삼생수라 등 주인공중 하나를 선택해 상대방과 무술 대결을 벌인다. 시나리오 자체는 단순하지만 여러 주인공들이 펼치는 무술이 눈부시다. 갖가지 기술을 구사할 때마다 기합을 넣는 등장인물과 귀엽고 깔끔하게 다듬어진 그래픽 등 여러가지 특수효과가 넋을 빼앗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하는 주인공도 볼거리. 두 게임의 공통점은 시나리오와 조작법이 매우 단순하다는 것. 상당한 컴퓨터 지식을 요구하는 시뮬레이션이나 머드게임에 엄두를 못 내는 초보자들이 주로 찾는다. 게임매장 소프네트의 박영수과장은 『컴퓨터에 익숙지 못한 초등학생들이 주 고객』이라며 『컴퓨터와 친해지는데 도움이 되는 게임』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산게임 까꿍의 돌풍은 화제다. 수치상으로는 소닉에 5천여개 뒤져 있지만 소닉보다 4개월 늦게 선보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까꿍이 한참 앞서는 셈. 이 두 게임은 컴퓨터와 게임의 수요가 몰리는 여름방학을 전후해서 승패를 두고 또 한차례 격돌할 전망이다. 〈나성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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