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컴퓨토피아]올 여름 바캉스 PC속으로

  • 입력 1997년 7월 3일 08시 25분


컴퓨터는 더이상 「만지는 기계」가 아니다. 이제는 사람이 상상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실연하고 즐기는 최첨단 도구다. 「오늘따라 네가 더 보고 싶었어」 「나도 널 무척 기다렸어」. 카페안의 풍경같지만 PC를 통해 사랑을 확인하는 연인들의 대화(채팅)다. 이들에겐 컴퓨터가 필수품이다. 『하와이가 어때?』 『아니야. 여기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봐. 호주로 가는게 좋겠어』 인터넷속에 깔려 있는 무궁무진한 여행정보. 어찌 이것뿐이겠는가. 컴퓨터가 만들어내는 사이버 세상은 더없이 광활하고 아름답고 웅장하다. 정보의 신세계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바로 컴퓨터인 셈. 이제 어디서든 컴퓨터를 떠나서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컴퓨터는 너무 어려워』 『PC값이 계속 떨어지니까 더 싸지면 살거야』 『컴퓨터는 전문가나 하는 것이지, 나완 상관없어』 컴맹들의 「변명」처럼 모르고도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비즈니스 세계를 보자. 컴퓨터는 사무실에서 사람이 가진 능력 이상의 힘을 발휘하게 해주는 비서로 대접받는다. 재빠른 계산과 정확한 기억력을 가진 컴퓨터의 도움으로 사람은 옛날 조상 때보다 더 많은 정보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관리한다. 그래서 컴퓨터는 업무능력의 기본이다. 모르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컴퓨터를 모르는 구세대는 가만히 있다간 인사고과에선 낙오자 신세다. 컴맹이 많은 40,50대의 「아날로그세대」들은 이제 조직에서 살아남으려면 「나이」를 뛰어넘어야 한다. 간부사원이라면 PC통신에 글을 올리고 해외 출장 중엔 비행기안에서 노트북PC로 결재하고 지시를 내릴 정도는 되어야 한다. 기업마다 기준은 다르지만 임직원들에게 승진을 하려면 먼저 컴퓨터 실력을 준수준급까지 올릴 것을 요구한다. 사내 정보화자격증이 없으면 결국 무능력한 사람으로 찍힌다. 컴퓨터는 이뿐 아니다. 가정에서는 새로운 여흥도구로 각광받는다. 노래방에 정보사전 워드프로세서 가계부 영화감상실 게임에 이르기까지 가족의 여가 활용을 위해 빠질 수 없는 재간꾼으로 자리잡았다. 아무리 둘러봐도 컴맹으로 살아가는 것은 점점 더 힘들어진다. 자녀들과 대화를 하려면 컴퓨터를 모르고는 아무 것도 안된다. 컴퓨터에 붙어 사는 아이들이 공부를 하는지, 음란물을 몰래 훔쳐보는지 컴퓨터를 모르고선 알 길이 없다. 부모노릇 제대로 하기 위해서도 컴퓨터를 알아야 하는 세상인 것이다. 컴퓨터 강의장이 30,40,50대의 중년 주부로 가득찬 것도 그래서 생겨난 요즘의 새로운 풍경이다. 컴맹으로 더는 못견디겠다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컴맹 탈출의 지름길은 무엇일까. 백문이 불여일견. 이렇다 저렇다 무슨 말을 하기 전에 컴퓨터를 집안에 들여놓는 것보다 더 확실한 얘기는 없다. 우선 만져봐야 한다. 가까운 곳에 컴퓨터가 있을수록 컴맹을 탈출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여름 한철 산으로 강으로 휴가 여행을 가는 것도 좋지만 이번 만큼은 컴퓨터의 새 세상으로 바캉스를 떠나보는 것이 어떨는지. 경제적 부담 때문이라면 중고PC 구입도 좋다. 여유가 있다면 최신 MMX 펜티엄PC를 노려볼 만하다. 잦은 외출이나 외근하는 사람이라면 아예 「품에 지니고 다니는 컴퓨터」인 노트북PC를 장만하는 것도 방법이다. 인터넷과 PC통신, 빠른 업무 수행, 정보 경쟁력, 테크노 엔터테인먼트같은 디지털의 모든 힘이 컴퓨터에서 출발한다. 컴맹탈출, 아직 늦지 않았다. 〈김종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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