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미래에 사용하게 될 차세대PC를 살펴보면 한 마디로 「컴퓨터의 돌연변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풍긴다.
새로운 개념의 PC가 잇따라 등장해 이제 컴퓨터를 단순히 데스크톱과 노트북으로 구별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해지고 있다. 이제는 무슨 컴퓨터인지 꼼꼼히 안과 밖을 살펴봐야만 한다.
차세대PC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네트워크컴퓨터(NC). 50만원 안팎의 이 컴퓨터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같은 보조기억장치가 아예 없다. 인터넷과 네트워크에 있는 정보를 활용해 최소한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담은 컴퓨터로 만든다는 게 NC다. 크기도 무척 작다.
현재 NC개발은 미국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오라클 등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국내 업체로는 LG전자가 미국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손잡고 「자바스테이션」이라는 이름의 NC를 개발중이다.
대우통신은 NC에 PC의 장점을 추가한 「웹스테이션」을 준비중이다. 값은 50만원대이지만 대용량 저장장치인 집(ZIP)드라이브를 하드디스크 대용으로 써서 PC를 쓰던 사람들의 불편을 줄여준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오라클의 NC에 맞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등 PC업체는 최근 「넷PC」라는 개념을 내놓고 차세대PC로 개발중이다. 넷PC의 값은 NC보다 싸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고 있는 운영체제인 「윈도」를 그대로 쓸 수 있는 컴퓨터다.
MS사는 이와 함께 세계 주요 PC업체와 연합해 노트북PC보다 훨씬 작은 전자수첩 크기의 휴대용PC(HPC)를 올해 초부터 세계 각국에서 판매중이다.
LG전자는 HPC에 한글판 「윈도CE」 운영체제를 갖춰 이달 말부터 판매에 나설 예정. 국내에서도 초소형PC 붐이 본격적으로 불 전망이다. HPC는 크기가 작아 입력장치로 전자펜을 쓰지만 인터넷 전자메일과 팩스 송수신, 일정관리, 워드와 엑셀 작업 등 대부분의 PC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개인휴대단말기(PDA)가 점차 PC의 영역으로 침범해 오기 시작했다. 국내에도 애플의 「뉴튼」(엘렉스컴퓨터 판매), US로보틱스의 「파일롯」(한메소프트 판매) 등이 점차 인기를 끌고 있다. PDA에는 단순한 전자수첩 기능을 벗어나 팩스 인터넷 송수신과 필기체 인식 등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이들 돌연변이 차세대PC와 PDA에 질세라 기존 PC의 모습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미 TV나 VCR처럼 전원을 켜면 작동하는 「온나우(OnNow)PC」가 새로운 PC규격으로 각광받고 있다. PC 화면은 점차 대형화하고 TV수신카드와 DVD롬 드라이브 판매가 늘어나면서 기존 컴퓨터에도 가전화(家電化)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김종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