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무인 화성탐사선 패스파인더의 로봇 탐사차량인 소저너가 화성착륙 이틀째인 6일 오후 3시경(이하 한국시간) 화성 지표면에 성공적으로 착지, 「전쟁의 여신」 화성에 쌓인 태고적 신비를 벗겨내는 작업에 착수했다.
○…손에 땀을 쥐며 발을 동동굴렀던 미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미항공우주국(NASA)의 제트추진연구소(JPL)과학자들은 6일 오후 이동명령을 하달한 지 20분만에 소저너가 붉은 빛 신비에 쌓인 화성 지표면에 서서히 내려앉자 일제히 환호.
탐사계획의 부책임자인 브라이언 머이어해드와 관련 과학자들은 소저너가 화성표면에 내려앉은 사진이 지구로 전송되자 『살았다. 오 신이시여, 감사합니다』를 연거푸 외쳤다. NASA측은 소저너가 광물 및 대기분석자료와 3대의 카메라가 찍는 각종 지표면의 사진 등 많은 자료를 송신해올 것으로 한껏 기대하는 모습들.
당초 NASA는 이보다 거의 하루 일찍 소저너를 착지시킬 계획이었으나 뜻하지 않게 에어백이 펴지지 않는 문제에 이어 지상관측소(랜더)와 소저너 사이에 통신문제마저 발생해 탐사활동이 지연된 것. 과학자들은 통신장애가 왜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분석중』이라고만 설명.
○…이에 앞서 패스파인더는 착륙후 10시간 50분만인 5일 낮부터 소저너를 지표면인 내려 보내려고 했으나 착륙 당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사용됐던 에어백이 완전히 줄어들지 않아 램프(경사판)를 내리지 못하는 난관에 봉착.
이후 고군분투끝에 지상통제본부 연구원들은 우주선 본체를 약간 들어올리고 또 2개의 램프중 경사가 완만한 뒤쪽을 출구로 사용하도록 명령을 내리고 이후 소저너를 지상으로 내려보내라는 전파 지시를 보냈으나 랜더와 소저너 사이에 통신문제가 생겼던 것.
○…이날 오전 2시7분 패스파인더가 목표지점인 화성의 아레스 밸리스에 무사히 도착했음을 알리는 희미한 신호를 보내오자 JPL 과학자들은 서로 얼싸안고 일제히 환호하는 등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당초 이 신호는 착륙후 2시간 후에나 올 것으로 예상.
패스파인더는 착륙한지 90분만에 겉표면이 3개의 꽃잎처럼 갈라지며 열리는 신호음을 다시 보내고 이어 5시간후엔 첫 흑백사진을 전송한데 이어 8시간만에 컬러사진을 전송. 과학자들은 이때 비틀스의 「트위스트 앤 샤우트」에 맞춰 어깨춤을 들썩. 빌 클린턴 대통령은 착륙 직후 『독립기념일에 전진 발견 탐사로 점철된 미국 역사에 또 하나의 멋진 이정표가 세워졌다』며 과학자들을 치하.
○…컬러사진에 전송돼 온 화성의 첫 모습은 붉은 빛깔을 띤 지표면에 크고 작은 돌덩이들이 눈에 띄는 등 마치 지구의 어느 사막의 한 광경을 연상.
이들 돌덩이중에는 구멍이 숭숭 뚫린 회색빛깔의 커다란 바위들이 보였고 멀리 지평선쪽으로는 아레스 밸리스 평원의 계곡이 언덕처럼 솟아 있었다.
또한 생명체의 흔적과 우주생성의 비밀을 담고 있을 불그스레한 갈색의 흙이 카메라 렌즈에 포착됐으며 여기에 비친 암석은 오랜 세월과 물 및 바람에 깎여나간 듯한 침식 자국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NASA측은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