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멀티미디어 제작 프로그램 「칵테일97」로 18세 나이에 소프트웨어 벤처기업 사장이 된 李相協(이상협)군이 자서전 「어머니! 저를 포기해주세요」를 냈다.
고3시절 『공부해 대학 갈 생각은 안 하고 컴퓨터만 한다』는 아버지와 갈등을 겪기도 했던 이군은 이 책에서 초등학교 4학년때 컴퓨터를 처음 알게된 이후 칵테일97로 신소프트상품대상을 받고 주식회사 화이트미디어를 차리게 될 때까지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이군이 말하는 초중고 12년 학교생활은 「지옥」 그 자체. 남들과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은 공부를 해야 하고 조금이라도 「튀면 야단맞는」 현 교육체제 안에서 그의 유일한 도피처는 컴퓨터였다.
고등학생 신분이었을 때 푸대접 받던 자신의 능력에 대한 주위의 관심이 과기대 입학허가가 떨어지자마자 갑자기 높아지는 것을 보고 「간판」을 중요시하는 우리사회에 큰 실망을 느꼈다.
개성과 창의력을 당당히 펼칠 날이 올 것 같지 않은 불안감. 이군은 『요즘 서태지와 아이들이 부쩍 그립다』고 말한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과감히 뛰어 넘어 창의욕을 닥치는 대로 풀어버리려다 사회의 편견을 뚫지 못하고 잠적해버린 그들이 다시 마음껏 노래부르는 모습을 보면 왠지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이군의 요구에 따라 출판사측이 원고를 교정하지 않았다.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와 이군이 평소 잘 틀리는 맞춤법이 그대로 살아있다.
(진리탐구·6,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