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대전의 막이 올랐다. 개인휴대통신(PCS)업체들이 8월부터 일제히 시험서비스를 시작함에 따라 기존 휴대전화업체들과 「사활」을 건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최고 경영자들은 사업의 승패가 서비스 초기에 판가름나고 밀리면 끝장이라는 비장한 각오로 참모진을 막바지 독려하고 있다.
사업승부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경쟁 5사 사령탑의 인간적 특징과 업무스타일은 과연 어떨까.
SK텔레콤의 徐廷旭(서정욱·63)사장, 신세기통신의 鄭泰基(정태기·56)사장, 한국통신프리텔의 李相哲(이상철·49)사장, LG텔레콤의 鄭壯晧(정장호·56)사장, 한솔PCS의 鄭溶文(정용문·63)사장은 서로가 너무나 잘 아는 처지.
서정욱 정용문 이상철사장은 서울대공대 동문이다. 서, 정사장은 동갑내기지만 정사장이 2년 늦게 입학해 서사장을 깍듯하게 선배로 모신다.
서, 이사장은 같은 과(전기공학과) 14년 선후배간. 서사장이 80년대초 국방과학연구소장으로 있을 때 이사장을 해외유치과학자로 데려왔고 90년에는 한국통신 부사장으로 있으면서 이사장을 연구본부장으로 스카우트했다.
이사장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통신위성 설계 담당 선임연구원과 미국의 컴퓨터 사이언스사의 책임연구원을 거친 실무경험을 갖춘 공학박사.두사람은 그러나 95년 「국내 PCS를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를 놓고 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CDMA·서사장)과 시분할다중접속방식(TDMA·이사장)으로 입장이 갈려 치열한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정용문사장과 정장호사장은 90년대초 각각 삼성 LG그룹에서 통신장비부문을 맡아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라이벌」.
LG그룹에서 알아주는 「정보통신맨」인 정장호사장은 LG그룹 공채출신으로 90년에 LG정보통신사장을 맡은 후 기업발전을 이끌었고 지난해에는 PCS사업권을 따낸 그룹내 사장단 서열 2위로 LG의 간판경영인중 한사람이다.정용문사장은 동양방송 엔지니어출신으로 70년대말 삼성전자로 옮겨 88∼93년 삼성전자 정보통신부문 사장을 지냈다.
두사람은 한국통신에 장비납품을 놓고 한치의 양보도 없는 경합을 벌였지만 국산 전자교환기의 수출을 위해서는 해외에서 협력을 아끼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당시 한국통신의 전자교환기 개발단장은 서정욱사장.
정태기 이상철사장은 경기고 선후배간. 신문기자 출신인 정사장은 지난 75년에 해직된 후 화담기술이란 회사를 만들면서 정보 관련 사업과 인연을 맺었다. 워크스테이션 판매사업을 했고 포철계열의 시스템통합(SI)업체인 포스데이타 부사장을 지냈다.
업무 스타일로 보면 서정욱 정장호사장은 앞장서서 나가면서 끊임없이 부하들을 독려하는 「맹장형」이고 정태기 이상철 정용문사장은 직원들과 터놓고 대화하면서 꼼꼼하게 일을 챙기는 합리적인 「지장(智將)형」.
한치 앞이 안보이는 통신대전에서 이들 5인의 경영자들이 앞으로 어떤 「합종연횡」전략을 펼치며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판도를 바꿔갈지 주목된다.
〈김학진·김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