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암행어사 떴다…한일병원,환자위장 친절 점검

  • 입력 1997년 7월 29일 07시 42분


「암행어사」가 병원에 등장했다. 한일병원(원장 성기호)은 최근 환자로 신분을 위장한 채 직원들의 친절도를 평가하는 비밀 요원 3명을 선발했다. 이들의 주요 업무는 병원 곳곳을 돌며 환자를 맞는 태도를 점검하는 것. 매달 두번 보고서를 제출하고 30만원씩 활동비를 받는다. 어사들은 모두 주부. 이들은 한달에 여덟번 전화 평가를 벌이고 적어도 한번은 직접 진찰받으러 병원에 나와야 한다. 신분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비밀 요원들의 기본 수칙. 이를 위해 △자연스러운 복장 언어 태도를 취할 것 △공휴일이 아닌 근무일에 방문할 것 등의 구체적인 「지령」이 내려졌다. 20쪽이 넘는 평가 수칙도 전달됐다. 여기엔 △신호음이 몇 번 울려야 전화를 받는지 △중간에 말을 가로채거나 어려운 전문용어를 쓰는지 △먼저 전화를 끊는지 등 평가 기준이 꼼꼼히 적혀 있다. 『혹시 이 환자가 나를 평가하고 있는 게 아닐까』 의료진들은 말투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게 됐다. 보고서에서 지적된 문제점은 즉시 해당 부서장에게 통보된다. 연말에는 우수 부서를 뽑아 시상도 할 계획이다. 〈홍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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