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모빌주유소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마터 캘빈은 최근 본사로부터 기름판매와 관련된 자료를 직접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그것은 통상의 컴퓨터에다 위성으로부터 전파를 받을 수 있는 지름 1.2m의 접시안테나와 여기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마련하는 것이었다.
그는 이 시스템을 통해 기름값의 변화, 고객 관리와 서비스 방법 등 하루에도 몇번씩 본사로부터 긴요한 정보를 받기도 하고 필요한 기름량을 주문하거나 의문스런 문제를 본사의 판매관리이사와 상의하기도 한다.
종전에는 전화나 팩스를 이용하여 이러한 일을 해 왔다. 그러나 통화중이거나 담당자가 잠시 자리를 비울 경우 같은 일을 되풀이해야 하는 번거러움을 겪어야 했다.
또 본사의 입장에서는 결정사항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그때마다 전국 주유소 대리점 5천여곳에 똑같은 내용을 반복하여 전하는 것이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었다. 보낼 정보가 많을 경우 전화나 팩스를 이용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우편을 이용하게 된다. 이 경우 시간이 걸려 늘 문제가 됐다.
그러나 이 시스템을 마련하고 나서부터 캘빈과 같은 대리점 주인은 물론 본사도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이 시스템을 제공한 휴즈 네트워크의 홍보부장인 주디 블레이크(여)는 밝혔다. 그는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통화중이거나 사고 등으로 지상의 통신망이 두절됐을 때라도 문제가 없을 뿐만아니라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라도 여러 곳으로 한꺼번에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이런 시스템을 새로운 자체 통신수단으로 널리 이용하고 있다.
최근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이러한 정보통신의 형태는 컴퓨터가 단순히 자료의 보관이나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의 분석 등에 주로 이용되던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위성을 통한 통신과 결합되면서 나타난 것이다. 기존의 통신수단의 단점을 보완하고 있어 그 필요성이 널리 인정되고 있다. 이른바 초소형 위성지구국(VSAT·Very Small Aperture Terminal)의 등장이 그것이다.
이 시스템의 특징은 기존의 컴퓨터에다 위성에서 오는 전파를 받고 또 보낼 수 있는 안테나와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것이다. 흔히 위성의 전파를 잡을 수 있는 안테나라고 하면 대형의 것을 생각할 수 있으나 이 시스템에 사용되는 것은 지름이 1m내외 정도. 최근에는 지름이 60㎝로 아주 작은 것도 등장하고 있다.
또 종전의 위성통신에서 비디오 자료의 교환은 일방통행이었다. 그러나 VSAT는 전화처럼 음성을 이용할 수 있고 팩스처럼 문자정보를 이용하여 자료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쌍방향통신이 가능하다. 컴퓨터기술이 통신기술과 합쳐지면서 이뤄지고 있는 최첨단의 기능이 부가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은 지역마다 허브라고 하는 공동망을 이용하여 주위에 있는 개인이나 기업들이 위성을 이용해 정보를 주고 받는다. 허브를 거치지 않고 직접 원하는 상대방과 정보를 교환하기도 한다.
VSAT시스템은 위성을 이용하여 음성 및 문자정보를 쌍방향으로 교환할 수 있다. PC를 위성통신에 이용하는 이 기술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통신이 가능하다.
이 시스템을 한국에 도입하고 있는 한국시스템의 김태희이사는 『통신의 높은 신뢰성과 비용 대비 효율성 및 편리성이 시장수요를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기능에 비교적 설치비가 싸면서 어느 장소에서도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시스템의 신장세는 눈부시다. 특히 통신시설이 빈약한 지역에서는 유선통신망을 대신하고 있다. 이 분야는 90년대에 들어 가장 활발한 사업으로 번창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휴즈 네트워크 시스템은 1987년에 설립된 후 매년 거의 30%의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주디 블레이크의 설명이다.
VSAT시스템은 미국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휴즈 네트워크 시스템을 비롯해 AT&T 트라이돔, GTE 스테이스 네트, 사이언티픽 애틀랜타 등이 대표적인 회사들.
세계 VSAT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휴즈 네트워크는 디렉PC라는 상품이름으로 컴퓨터를 이용하는 위성통신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VSAT시스템에서도 가장 고속으로 정보를 주고 받는다. 휴즈사는 위성에서 직접 각 가정으로 음성이나 문자정보를 일방적으로 서비스하는 디렉TV를 상품화한데 이어 휴즈사의 자회사인 휴즈 네트워크 시스템은 디렉PC로 컴퓨터통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이용수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