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사는 한국정보산업연합회 한국CIO포럼과 함께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윌리엄 밀러 명예교수를 초청, 1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특별강연을 가졌다.
밀러 교수는 이날 「21세기 정보기술의 혁신과 벤처 비즈니스 성공전략」이라는 주제로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속에서 벤처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강연회에는 국내 기업에서 정보통신 분야를 맡고 있는 임원들과 금융기관 창업투자회사의 벤처기업 투자 책임자 등 3백여명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다음은 밀러 교수의 강연내용.
60년대부터 벤처 캐피털을 밑거름으로 한 벤처기업이 실리콘밸리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벤처 캐피털이 3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85년부터 93년까지 실리콘밸리의 성장이 잠시 주춤했으나 93년 이후 실리콘밸리는 새로운 활력을 찾고 정보통신 분야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우리는 실리콘밸리의 발전과정을 짚어봄으로써 정보통신기술 발전과 벤처기업의 상관관계를 알 수 있다.
우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는 기업에 돈을 투자하는 벤처 캐피털이 많이 생겨야 한다. 현재 실리콘밸리에만 수천여개의 크고 작은 벤처 캐피털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평균 투자금액은 1천8백억원 규모. 1년에 투자금액의 2배이상을 벌어들이는 벤처 캐피털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몇천만원에서 몇억원 규모의 자금을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도 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벤처기업의 발전은 기업과 대학의 협력없이는 생각할 수 없다. 한 예로 스탠퍼드 대학 출신의 많은 교수와 학생들이 벤처기업을 세웠고 성공했다. 또 이 지역 대학들은 업계와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대학은 기업에서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전념하고 기업은 이같은 대학들을 적극 후원한다.
실리콘밸리는 벤처기업 정신으로 가득 차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실패를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 실리콘밸리의 많은 벤처기업들이 한 두번의 실패를 겪은 후 큰 성공을 거뒀다. 실패는 또 다른 학습기회인 셈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이 지역의 벤처기업들은 「개방형 기업경영 모델」을 만들어냈다. 정보를 함께 나누면 나눌수록 많은 사람들이 이득을 본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얻고 대부분의 정보를 공유한다. 실리콘밸리에서 정보가 자유롭게 흘러다니도록 한 것이다. 캘리포니아의 부는 19세기에는 금광에서 나왔으나 실리콘밸리의 반도체를 거쳐 지금은 소프트웨어로 부의 원천이 옮겨지고 있다.
정보통신 분야는 벤처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정보화 사회 특징중 하나는 소프트웨어와 정보가 가장 많은 부를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소프트웨어와 정보상품을 벤처기업과 결합시키는 것은 세계 각국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장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할 사항이다.
〈김승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