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백28메가 싱크로너스D램(SD램)을 세계 최초로 대량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현재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16메가 D램보다 기억용량이 8배 큰 1백28메가 SD램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생산, IBM 인텔 컴팩 등 미국의 대형 반도체 및 컴퓨터업체에 공급한다고 23일 발표했다.
SD램은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에서 처리되는 정보를 빠른 속도로 읽어내는 제품으로 기존 D램과 달리 정보전달 과정에서 병목현상이 없는 것이 특징.
1백28메가SD램이 처음 개발된 것은 지난해 중반. 삼성전자를 비롯, 대부분의 반도체 업체에서 비슷한 시기에 경쟁적으로 개발에 성공했다. 그러나 시장 교체가 빠른 반도체 시장의 성격상 대량 생산의 시점에 관심이 모아졌다. 이번에 삼성전자에서 세계 최초로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춘 것은 시장을 선점하는 데 가장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백28메가SD램은 이미 상용화된 64메가 D램과 개발을 끝내고 시험 단계에 들어간 2백56메가 D램의 중간단계. 단행본 20권(2백자 원고지 4만2천장) 분량의 데이터를 기억할 수 있다.
삼성전자측은 “이번에 개발된 제품은 64메가D램과 크기가 같아 칩만 바꿔 끼우면 바로 호환이 가능한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생산자 수요자 모두 초기 제품의 가격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
삼성측은 이번 양산돌입으로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D램의 세대 교체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에서는 빠르면 올해 하반기에 16메가 D램을 대신해 64메가 D램이 가장 많이 생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석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