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아예 인터넷 사이버공간에 ‘음악방송국’을 차린 신세대 부부. 인터넷서비스업체 프레이스티지 사장인 홍성구씨(29)와 부인 이선영씨(28)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사이버뮤직’이란 이름을 붙인 이 인터넷 방송국(www.cybermusic.co.kr)은 그야말로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 걸맞은 절약형 방송국. 방송장비라고는 인터넷에 연결된 PC와 비디오 제작을 위한 8㎜캠코더가 전부다.
비디오자키(VJ)는 홍씨의 후배인 남유선씨(21·서울대 작곡과 2년)가 아르바이트를 겸해서 맡고 있다.
1일 첫 방송을 선보인 이 사이버방송국은 매달 1, 11, 21일 세 차례씩 귀에 익은 영화 클래식을 위주로 기획해 생방송하고 있다. 굳이 방송 시간에 맞춰 인터넷에 들어갈 필요는 없다. 24시간 언제든지 이 사이트에 접속하면 차곡차곡 쌓여있는 방송 프로그램 중에서 원하는 것을 골라 보고 들으면 된다.
서울대 작곡과 출신인 홍씨와 음악평론가로 맹활약하고 있는 이씨는 음악애호가답게 인터넷방송에 내보낼 음악을 고르고 음반비평도 함께 올리고 있다.
이씨는 18일부터 ‘뮤직투데이’ 코너를 신설해 클래식 음악과 작곡가에 얽힌 ‘오늘의 소사(小史)’를 매일 내보낼 계획이다.
어릴 때 컴퓨터게임에 재미를 붙여 PC에 눈뜬 홍씨는 대학 시절에는 컴퓨터 음악에 심취했다. 이 탓에 2년 전 프레이스티지란 뉴미디어회사를 세우고 음악과 컴퓨터라는 두마리 토끼 잡이에 나섰다.
홍씨는 “국내에서도 좋은 소프트웨어가 개발되려면 우선 음악과 색채디자인 같은 정보들(콘텐츠)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질좋고 다양한 정보 소스를 개발해 소프트웨어와 온라인업체에 공급하는 게 앞으로의 희망”이라고 얘기한다.
러시아 작곡가인 쇼스타코비치와 프로코피예프의 곡을 제일 좋아한다는 두사람은 “사이버뮤직 방송국을 방문하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며 자주 찾아줄 것을 권유한다.
〈김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