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1세기초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지 모른다’는 과학자들의 예견을 계기로 천체충돌의 가능성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얼마전 미국의 천문학자들이 제기한 2028년 충돌 가능성은 일단 미항공우주국(NASA)의 정밀판독 결과 ‘계산착오’로 판명된 상태. 그러나 ‘우주의 광폭자’로 불리는 소행성의 지구돌진은 ‘가설’이 아닌 현실로 과학자들은 21세기중 0.01%의 확률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1908년 6월30일 오전7시16분. 시베리아의 퉁구스카지역에는 화염에 휩싸인 거대한 돌덩어리가 맹렬하게 돌진, 대폭발이 일어났다. 대폭발로 인한 화재는 사방 2천㎢를 초토화했다.
과학자들은 퉁구스카처럼 소행성이 충돌한 흔적을 이미 지구상에서 1백39개나 발견했다. 소행성의 지구충돌은 인간에겐 생소하지만 지구에는 있을 수 있는 ‘자연현상’인 셈이다.
NASA는 지구가 ‘지나가는 길’과 겹쳐 공전하고 있는 태양계의 소행성(ECA)을 32만개로 추정하고 있다. ECA는 화성과 목성의 중간에 숨어있다가 지구로 접근하는 타원형 궤도를 돌고 있다.
이 중 충돌시 공룡멸종과 빙하기 같은 세계적 환경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지름 1㎞ 이상의 ECA는 2천1백개에 달한다. 89년3월23일 지구가 불과 6시간 전에 있던 곳을 지름 1㎞급 소행성 하나가 통과하기도 했다. 충돌했다면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8천배나 되는 큰 폭발이 일어났을 것으로 예견됐다. 7백여개에 달하는 혜성도 지구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94년7월 슈메이커레비혜성의 목성충돌은 ‘인류의 마지막 날’을 점치게 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거대한 먼지구름이 태양빛을 가려 빙하기가 도래하고 낙진물이 해양을 산성화시켜 모든 생물이 일거에 괴멸할 것으로 보고 있다.
NASA는 올 9월과 11월 소행성 2개가 지구∼달 거리의 20배 정도 외곽을 지나가는 것을 비롯, 2020년까지 63개의 소행성이 지구를 스쳐 지나지만 ‘충돌’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그러나 “이같은 예측은 전우주의 10% 정도만 보고 작성한 것에 불과하다”며 “감시활동을 전우주로 확대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구로 돌진하는 소행성은 적어도 충돌 수십년 전에 발견해야만 대책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수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