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 SK텔레콤 신세기통신등 매머드급 통신업체의 경영권을 둘러싼 대기업의 물밑다툼이 본격화하고 있다.
8월경부터 ‘통신업체 주식 소유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겠다’는 정부 방침으로 대기업도 통신업체의 경영권을 넘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부는 7월 임시국회에서 전기통신사업법을 고쳐 현재 유선 10%, 무선 33%로 묶여 있는 동일인 지분제한을 내국인에게 100%, 외국인에게 49%까지 허용할 방침.
지분 싸움의 최대 관심은 데이콤. 데이콤은 그동안 동일인 지분제한 10%로 묶여 어떤 주주도 경영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동양이 9.5%로 최대주주이고 삼성(8.6%) 현대(5.1%) LG(5%)가 주요 주주. 그러나 실제로는 LG가 우호지분을 포함, 30% 가량 주식을 소유하고 있어 데이콤 경영권에 눈독을 들여왔다. 그러나 최근 검찰이 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 선정 비리를 수사하면서 LG의 데이콤에 대한 위장지분을 파헤치자 LG는 데이콤 경영권에 대해 말도 못꺼내는 형편이다.
이 틈을 이용해 동양이 지분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동양도 우호지분을 포함, 데이콤 주식을 20%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장지분을 상당히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삼성 현대 다른 주주들은 현재로서는 관망하고 있지만 다른 재벌, 특히 LG에 경영권이 넘어가는 것은 용납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정통부도 LG가 96년에 PCS사업권을 따낼 때 데이콤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붙였다며 ‘LG불가론’에 대해 강경한 입장.
SK텔레콤은 한국통신이 보유한 SK텔레콤 주식 18.4% 놓고 한국통신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현재 외국인 지분이 33%로 SK그룹의 21.2%보다 오히려 많다. 외국인 지분제한이 49%로 늘어나면 외국인 최대주주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경영권이 매우 불안한 상태.
SK텔레콤은 한국통신이 보유한 주식을 증시에 내놓으면 필요한 만큼 사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정통부도 한국통신이 SK텔레콤 주식을 팔되 두 업체간 수의계약을 통해 전량매각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통신은 해외매각을 통해 비싼 값을 받겠다며 배짱이다.
신세기통신도 올 상반기중에 2천억원 증자하는 과정에서 주인이 바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제1주주인 포철이 정부의 공기업 매각방침으로 주춤한 사이에 제2주주인 코오롱이 공세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코오롱은 자체 자금력으로는 신세기통신의 경영권을 잡는 것이 힘들다고 보고 SBC 등 외국 주주들과 연합으로 경영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김학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