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을 단순화하고 제품 값을 낮춘 ‘다이어트형’ 소프트웨어(SW)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가벼워진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것이다.
PC통신 프로그램 ‘이야기’로 유명한 큰사람정보통신(대표 이영상)은 새 버전인 ‘이야기 7.7’의 시험판(베타)을 PC통신망에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5월말 정식 제품이 나오면 2만5천원에 팔 계획이다. 기존 제품이 10만원을 웃돌았던 것에 비하면 값이 크게 떨어진 것.
큰사람측은 PC통신을 더 편리하게 쓸 수 있게 SW 기능을 높인 반면 자주 쓰지 않는 기능을 대폭 줄였다.
이 제품을 PC통신망에서 전송받을 때는 단돈 5천원에 구입할 수 있다. 온라인판매방식은 박스포장이나 CD 제작비가 들지 않고 인건비를 아낄 수 있어 값이 훨씬 싸다.
이에 앞서 한글과컴퓨터(대표 이찬진)도 4월 중순부터 기존 ‘한컴홈97’을 슬림화한 ‘한글97’을 3만∼6만원대에 시판하고 있다.
‘한컴홈97’이 13만2천원인데 비해 △일반인용 ‘한글97’은 6만6천원(업그레이드는 3만3천원) △대학생용 ‘한글97 아카데믹’은 3만3천원 △공무원과 공공기관 종사자를 위한 ‘한글97 공공기관용’은 5만6천1백원(단체구매시 4만4천8백80원)을 받는다.
한글과컴퓨터측은 “IMF 체제 이후 한글워드프로세서만 값싸게 구입하고 싶다는 고객 문의가 많아 다이어트형 제품을 내놓았다”며 “실속 구매파들 사이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컴퓨터와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인 ‘별이열한살’도 최근 라이트판이 나와 인기. 값은 1만3천원. 지난해 말 처음 발표했을 당시 값이 3만3천원이었던 것에 비해 60%나 깍였다.
이 제품의 유통을 맡은 코리아 소프트웨어 엔터테인먼트(KSE)는 두꺼운 사용설명서, 포장지, 파손방지용 스티로폼 등을 과감히 없애 값을 내렸다고 설명. 기능은 똑같으면서도 거품을 빼 값을 낮춘 것이다.
〈김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