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 탐구]지나친 음주는 뇌위축 필름끊기게

  • 입력 1998년 5월 27일 07시 00분


알코올은 마취제와 비슷하다. 약간의 술을 마시면 뇌의 억제성 신경계가 먼저 마비돼 이성이 통제하는 사고나 행동이 겉으로 표현된다.

술을 마신 후 좋은 시상(詩想)이 떠오르거나 애인에게 용기를 내어 사랑의 고백을 할 수 있는 것도 같은 이치다. 술에 만취하면 자극성 신경세포까지 마비돼 외부의 자극이나 반응에 대응하지 못하거나 자신이 무슨 말과 행동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된다.

뇌에서 기억기능을 담당하는 곳은 대뇌피질 측두엽의 해마(海馬)부위. 피곤한 상태에서 술을 많이 마시면 알코올이 해마를 마비시켜 일시적인 기억상실을 일으킨다. 이른바 ‘필름이 끊기는’ 증상이다.

습관적으로 술을 마시면 뇌가 위축되고 신경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사고능력과 기억력이 감퇴한다. 알코올에 의한 뇌손상은 우울증과 경련의 원인이 된다. 담배에 들어 있는 니코틴은 뇌속의 신경전달물질을 증가시켜 단기적으로 기억력을 높여준다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니코틴을 치매치료에 이용하려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뇌졸중 뇌출혈 등 뇌질환과 암에 걸릴 위험이 두배나 높다.

본드 부탄가스 등 환각제는 혈관뇌장벽을 파괴한다. 혈관뇌장벽은 뇌혈관을 통해 침투한 약물이나 이물질이 신경세포에 전달되지 못하도록 막는 세포장벽. 뇌혈관장벽이 손상되면 해마를 비롯한 뇌 전체에 악영향을 미친다.

〈김학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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