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잠깐만]김지원/병원 불친절,환자 스트레스

  • 입력 1998년 7월 2일 19시 30분


5년전 자궁암 치료를 받고 정기적으로 조직검사만을 받아오던 어머님이 얼마전 병원으로부터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다는 것이었다. 불과 며칠전 많이 좋아졌으니 1년뒤에 검사를 해도 된다는 병원측의 말이 있었던 터라 걱정이 되어 부랴부랴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주치의가 없어 그냥 돌아와야 했다.이틀뒤 다시 병원을 찾았다. 예약한 진료시간을 훨씬 넘겨 주치의가 모습을 나타냈다. 그런데 그때 막 나타난 두명의 귀부인이 먼저 진료실로 들어갔다. 그들은 시종일관 상냥하고 상세한 진료를 받는 듯했다.

어머님 차례가 되었다. 갑작스러운 치료의뢰에 불안해 하시던 어머님은 “무슨 이상이라도 생겼나요. 치료를 받으라기에…”라고 물었다. 주치의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치료를 받을 만 하니까 받으라고 하는거죠”라는 대답만 던졌다. 그뒤 우리는 병원을 가득 채운 ‘불친절들’에 시달려야 했고 스트레스만 안은 채 집으로 돌아왔다.

병치레로 심신이 지칠대로 지치고 불안해하는 환자들과 보호자들을 조금 더 따뜻하게 대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김지원(인천 서구 왕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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