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안된 모뎀 표준화」 네티즌 불만 폭발

  • 입력 1998년 7월 8일 19시 52분


요즘 PC통신에는 모뎀업체와 PC통신업체들을 비난하는 네티즌들의 항의가 줄을 잇고 있다.

모뎀업체들이 정한 표준모뎀을 PC통신업체들이 지원하지 않아 비싼 통신요금을 물어야 하고 모뎀업체들의 애프터서비스도 엉망이라는 것.

발단은 올초에 실시된 모뎀방식의 통합.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에 따라 ‘X2’와 ‘K56플렉스’로 나뉘었던 모뎀방식이 V.90이라는 표준안으로 통합됐다.

그런데 국내 모뎀시장에서 널리 쓰이는 56kbps급 표준제품을 구입한 네티즌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통신망 태부족〓표준안을 지원하는 PC통신망은 한두개에 불과하다. 하이텔 나우누리 유니텔 등 대부분의 PC통신업체들이 PC통신전용망(014××)을 개설하지 않아 이 모뎀을 구입한 네티즌들은 통신요금이 30%나 비싼 일반전화선을 사용해야 한다.

천리안은 아예 이 모뎀으로 접속할 수 없다. 업체들은 올해안에 PC통신전용망을 개통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애프터서비스 엉망〓표준안이 확정되기 전에 모뎀을 구입한 고객들은 모뎀업체의 약속위반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업체들은 모뎀을 판매하면서 “표준안이 확정되면 무료로 업그레이드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한국쓰리콤 등 일부 업체만 인터넷 홈페이지에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올려놓았을 뿐 나머지 업체들은 업그레이드할 때 꼬박꼬박 돈을 챙긴다.

▼소비자는 헷갈린다〓소비자는 어떤 모뎀을 구입해야 최선의 선택인지 몰라 당황하고 있다. 속도가 느린 33.6kbps급 모뎀은 이미 구식. 표준안을 채택하지 않은 56kbps급 모뎀을 사용하려면 당장 돈을 주고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표준안을 채택한 56kbps급 모뎀을 사자니 당분간 비싼 전화요금을 감수해야 할 판이다.

결국 모뎀업체들의 무책임한 표준안 채택과 PC통신 서비스업체들의 준비부족으로 네티즌들만 ‘억울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김상훈기자〉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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