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프로그램 ‘이야기’시리즈를 개발한 큰사람정보통신은 최근 ‘이야기7.7’을 출시하면서 패키지를 단순화해 개당 판매가격을 6천6백원으로 책정했다. PC통신상에서는 4천4백원까지 낮추었다. 이전 버전인 ‘이야기7.5’가 개당 11만원이었음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가격할인이다.
큰사람정보통신은 6월말부터 이같은 가격파괴로 지금까지 한달사이 무려 10만개를 판매했다.
또 다른 통신프로그램 ‘새롬데이타맨프로98’의 경우도 비슷하다. 인터넷익스플로러4.1버전과 데이타맨프로를 포함한 패키지의 당초 가격은 3만원 안팎. 그러나 출시가격은 이보다 20∼40% 싼 1만9천8백원으로 결정됐다. 고가격정책으론 불법복제만 조장해 생존이 힘들어 진다는 판단에서다.
백신소프트웨어를 제작판매하는 트랜드코리아사에서도 PC통신상에서 ‘PC실린’패키지를 대리점 판매가 5만6천원보다 47% 싼 3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새로이 출범한 한글과 컴퓨터사에서도 종전에 4만∼5만원대에 유통되던 ▦글 패키지를 연회비 1만원에 판매할 계획.
이같은 가격파괴가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받자 컴퓨터주변장치까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가산 두인전자 등은 출시 3개월이 지난 제품을 최고 40%까지 할인판매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3개월이 지나면 업체간 경쟁으로 물량이 과도해져 가격을 낮추지 않고서는 경쟁이 힘들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업계에서는 이런 초저가판매방식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그동안 3만∼5만원의 비싼 가격에 정품 소프트웨어를 판매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불법복제를 선호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가격파괴를 통한 경쟁이 치열해지면 기술개발 소홀과 기형적인 유통구조를 낳아 개발업체와 유통업체 모두 공멸하는 ‘부메랑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상훈기자〉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