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1백여년이 지난 1990년대. 과학기술의 발전은 필름이 필요없는 디지털카메라(정식명칭은 디지털 전자 스틸 카메라)를 탄생시켰다.
필름역할을 하는 ‘전하결합소자(CCD)’가 렌즈에서 모은 빛을 아날로그 전기신호로 바꾸고 다시 0과 1의 디지털신호로 변환한 후 메모리카드에 저장한다. 사진편집, 전송 등 활용범위가 넓어 멀티미디어시대의 총아로 부상하고 있다.
디지털기술은 향후 카메라 발전의 핵.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카메라가 속속 선보일 전망이다. 대구계명대 배홍관교수와 LG경제연구원 오형훈책임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21세기에 등장할 첨단카메라를 짚어본다.
▼디지털카메라의 발전〓2002년쯤 상용화될 ‘고선명(HD)디지털카메라’는 해상도를 화소수 8백만개(현재 30만∼2백만개)까지 끌어올려 일반카메라 수준의 화질을 유지할 수 있다.
현미경의 원리를 이용해 금속의 조직구조, 병원균의 움직임 등을 촬영할 수 있는 ‘현미경 카메라’도 2, 3년내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데이터의 압축과 복원이 용이한 소프트웨어 개발이 성공의 열쇠.
▼현장감을 전하는 카메라〓실물감을 주는 대표적 카메라는 입체(3D)카메라. 2∼4개의 렌즈를 서로 다른 각도에서 작동시켜 피사체를 촬영한 뒤 그래픽소프트웨어와 3차원 모니터를 활용, 평면위에 입체영상을 살려낸다.
선진국 일부에서 산업용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국내 연구실적은 미미한 형편.
미항공우주국(NASA)의 ‘스페이스텔레코프’는 위성이나 스페이스 셔틀에 장착돼 천체사진과 지구의 모습을 촬영, 생생한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응용카메라〓몰래카메라로 쓰이고 있는 ‘극소형카메라’의 최대관건은 렌즈의 크기를 줄이는 것.
현재 직경 1㎜의 렌즈가 최소. 이 렌즈를 반지나 볼펜 등 데이터 처리 집적회로를 내장한 물건에 부착해 사용한다. 2, 3년내에 직경 1㎜이하의 렌즈가 등장할 전망.
얼마전 소개돼 물의를 빚었던 투시카메라. 일반 가시광선과 달리 적외선은 피사체의 표면을 투과할 수 있는 과학원리에 입각, 카메라렌즈에 적외선 필터를 부착했다.
수영복을 통과해 알몸을 찍을 수는 있지만 인체내부를 찍지는 못한다.
X선 필터가 나온다면 카메라로 골격까지 찍을 수 있게 된다.
▼기타〓일반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의 이점을 살린 ‘어드밴스드카메라’. 아직 국내에서 볼 수는 없지만 외국에서는 많이 사용된다.
일반필름보다 작은 필름을 사용하고 인화와 스캔과정은 디지털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최근에는 녹음기능을 추가한 카메라가 등장해 비디오카메라와의 차별이 없어지는 것도 추세.
〈김상훈기자〉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