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중국 산둥(山東)반도에서 건너온 약한 비구름대가 이날 새벽 속리산에 부딪히면서 30분만에 급격히발달,이지역에 최고3백87㎜의 폭우를내린것.
7월31일 남부지방을 지나던 비구름대가 산악지형을 만나면서 엄청난 집중호우를 내리는 바람에 빚어진 ‘지리산 참사’가 재현된 것이다. 새벽에 장대비가 퍼부어 주민들이 대피하기 어려웠다는 것도 비슷한 대목이다.
지리산 집중호우 당시 1백45㎜가 내려 시간당 최대 강수량 기록을 경신했던 전남 순천의 경우보다는 적었지만 12일 속리산 인근인 충북 보은에도 오전 5시부터 1시간 동안 95㎜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서해안을 건널 때만 해도 기껏해야 소나기나 약한 비를 내릴 만큼 보잘 것 없던 저기압대가 이처럼 큰 비를 불러올 줄은 몰랐다”며 비구름의 빠른 확장에 황당해했다.
예상보다 많은 비가 오자 기상청은 이날 오전3시30분 이 지역에 서둘러 호우주의보를 발령했다 비가 계속되자 오전5시에는 경보를 발령했다.
속리산 서쪽인 충북지역에 많은 비를 뿌린 비구름대는 산자락을 넘어 이날 오후까지 상주 1백83.5㎜ 등 경북지방에도 폭우를 내리게 했다.
이처럼 기상청의 예보능력을 훨씬 앞지르는 속도로 비구름대가 확장을 거듭하는 이유는 한반도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또다른 약한 비구름대가 중부지방을 향해 서해안을 건너오자 이같은 사태가 반복될 것을 우려해 서울 경기 지방에 서둘러 호우주의보를 내렸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