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영상압축기술」 국제표준된다…「엠펙4」에 채택될듯

  • 입력 1998년 9월 7일 19시 13분


한국이 21세기 정보통신의 핵심기술 가운데 하나인 데이터압축 기술의 주역으로 발돋움한다.

현대전자 삼성종합기술원 등 국내 기술진이 개발한 동영상 압축관련 8건의 특허 기술이 12월 확정될 국제 동영상 압축표준 ‘엠펙4’에 차세대 국제 표준으로 채택되게 됐다.

정보통신 분야의 국산 원천기술이 처음으로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 AT&T 루슨트테크놀러지, 일본의 마쓰시타 소니 도시바 등 세계의 쟁쟁한 ‘거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는 것. 한국의 기술이 ‘엠펙4’의 표준기술 가운데 하나로 채택되면 앞으로 세계 각국에서 생산하는 미래형 첨단 멀티미디어 통신제품에 한국의 특허기술이 당당히 사용되는 것은 물론 관련 기술이 사용되는 제품마다 기술사용료(로열티)를 받게 된다.

‘엠펙4’는 영상 음향 데이터를 압축해 개인휴대통신(PCS) 인터넷 등을 통해 주고받기 위한 국제표준으로 미래 정보산업의 판도를 좌우할 핵심 기술의 집약체. 업계에선 ‘엠펙4’를 이용한 제품이 99년 처음 선보이고 2000년이면 본격적으로 시장에 쏟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선 90년대 초반부터 삼성종합기술원 현대전자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 등에서 기술 개발에 힘을 쏟는 한편 일년에 4,5차례 열리는 국제회의에 참석해 정보통신계의 ‘골리앗’들과 힘겨운 경쟁을 벌여왔다.

각각 10명 남짓한 정예 멤버가 국내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기술 선진국과 치열한 경쟁끝에 독창성과 선진성을 인정받아 국제표준 채택을 눈앞에 둔 것.

94년부터 관련 기술을 연구해온 현대전자 정보통신연구소 문주희(文柱禧)실장은 “세계 정보통신업계는 지금 ‘엠펙4’를 놓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엠펙4에 자신의 기술이 채택될 경우 앞으로 엄청난 로열티 수입과 함께 관련 기술을 리드해 나가는 업체로 자리잡는다는 것.

문실장은 “엠펙4는 단순조립과 부품생산에 머무르던 국내업계가 원천 기술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첫 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정보통신계에서 본격적인 선진국으로 인정받게 된다는 것이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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