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과 ‘단풍나무’를 혼동하는 사람이 적지않다. ‘단풍이 든 나무〓단풍나무’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단풍’은 잎이 떨어지는 낙엽수에서 나타나는 자연현상. 상록수에서도 단풍현상은 나타나 후피향나무는 붉은색에서 초록색으로 바뀌기도 한다. 이와 달리 ‘단풍나무’류는 단풍나무과(科) 단풍나무속(屬)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을 의미한다. 좁게는 여기에 속하는 나무 중 한 품종을 지칭한다.
▼넓은 의미의 단풍나무〓현재 전세계적으로 2백여종을 넘는다. 주로 북반구의 온대지방에 분포하며 남반구에서는 남미의 일부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히말라야와 중국의 중부지방에서 가장 많이 자란다.
우리나라에는 15종 이상이 서식하고 있으며 변종까지 포함하면 30여종이나 된다.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고유한 단풍나무로는 전라북도 정읍의 내장산에 자생하는 내장단풍, 을릉도에서만 자라는 섬단풍나무와 우산고로쇠 등이 있다.
단풍나무 중 홍단풍은 일년내내 잎이 붉은 상태로 있다가 낙엽이 된다. 적도부근 인도네시아 지역에서 자라는 특이한 단풍도 있다.
단풍나무는 다른 나무에 비해 기름진 땅에서 잘 자란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산지대의 계곡이나 바위틈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밖에도 참단풍 노인단풍 아기단풍 당단풍 등이 있다.
▼좁은 의미의 단풍나무〓단풍나무속에 속하는 여러 종 중 특별히 갈잎 큰키나무를 가리키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와 전라남도의 백양산 등에서 야생으로 자란다. 예로부터 정원수와 관상수로 널리 애용됐던 갈잎큰키나무는 키가 3∼8m정도인데 단풍나무과에 속한 다른 나무보다는 작은편이다. 나무껍질은 회색을 띠며 잎이 6,7갈래로 갈라져 손바닥처럼 생겼다. 4,5월쯤 꽃을 피우는데 크기가 작은데다 색이 검고 붉어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김상훈기자〉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