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노린 「인간배아 복제실험」…대한의학회 조사

경희대의대 이보연교수팀의 인간배아 복제시험은 연구팀이 이 시험을 세계 첫번째가 아닌 두번째로 착각해 벌어진 ‘사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의학회 산하 생명복제소위원회 서정선위원장(서울대의대 교수)은 25일 “소위원회가 24일 경희대를 방문해 조사한 결과 연구팀은 인간배아 복제의 초기 단계를 시험했다”며 “인간의 체세포를 이용해 배아를 복제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험 자체의 정밀성은 미흡했다”고 말했다.

서위원장은 또 “연구팀은 이 연구를 세계 두번째로 착각해 첫번째 연구가 갖춰야 하는 형식과 책임은 피하면서 단지 세계 유수의 병원과 같은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홍보하려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특히 연구결과의 발표가 가져올 파장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고 있지 못했다.

서위원장은 “이를 계기로 생명공학 분야의 연구지침을 마련할 필요성이 절실해졌다”며 “복제시험의 경우 국가생명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사전 연구계획서를 받아 심사한 뒤 허가를 내줘 연구토록 하는 허가제로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복제시험은 질병 치료에서 중요한 연구분야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입법추진 중인 ‘생명공학육성법’이 규제 일변도로 흐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