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컴에 오르내리는 ‘Y2K’와‘밀레니엄버그’는 같은 뜻인가, 아니면 다른 용어인가.
★ A ★
같은 뜻이다.‘Y2K’는 ‘Year 2000’(K는 킬로로 1천 단위를 나타냄)의 약자로 ‘컴퓨터 2000년 문제’(일명 밀레니엄버그)의 다른 표현이다. ‘밀레니엄’(Millennium)은 ‘천년’이란 뜻이고 ‘버그’(Bug)란 원래 ‘벌레’를 의미하는데 컴퓨터 프로그래머들 사이에서 소프트웨어의 오류를 흔히 버그라고 한다. 즉 2000년이란 연도 때문에 컴퓨터 프로그램에 생기는 오류를 ‘Y2K’ 또는 ‘밀레니엄버그’라고 부른다.
가령 은행에서 예금을 할 때 1999년 1월4일에 10만원을 입금한다면 은행의 컴퓨터에는 ‘99년 1월4일’로 입력된다. 2000년 1월1일이 되면‘00년 1월1일’로 기록돼 컴퓨터는 1900년 1월1일과 혼동한다. 이자를 계산할 때 ‘00년―99년’으로 마이너스가 돼서 1년간의 이자를 계산하지 못한다. 결국 혼란에 빠진 컴퓨터는 엉뚱한 수치를 내놓거나 아예 작동을 멈추게 된다.
★ Q ★
그렇게 된다면 정말 큰일이군. 밀레니엄버그를 해결못하면 우리 생활에 어떤 문제가 생기나.
★ A ★
은행컴퓨터가 이자계산을 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큰 것은 물론 주민등록을 관리하는 컴퓨터는 1백1살을 먹은 할머니와 갓 태어난 아기의 나이를 똑같이 취급해 아기에게 경로우대증을 발급하거나 선거권을 주는 웃지못할 일도 벌어진다.
통신회사에서 날짜 계산을 잘못해 수억원이 넘는 요금고지서를 발급하거나 원자력발전소의 고장으로 전력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항공사에서는 항공기 운항 스케줄을 컴퓨터로 관리하기 때문에 2000년 1월에 예약자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뉴욕으로 날아가야 할 비행기가 파리로 항하는 실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 백화점의 컴퓨터가 식품의 제품유통기간을 잘못 인식해 변질된 우유가 매장에 나돌거나 아무렇지도 않은 식품들이 아깝게도 대량 폐기처분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모두‘가능성’이다. 아무도 2000년 1월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장담할 수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우리 사회는 컴퓨터 없이는 더이상 움직일 수 없고 수십년간 천문학적인 데이터를 컴퓨터에 저장해놓았기 때문에 많은 데이터의 연도표기를 모두 4자리로 바꾸는 것은 엄청난 작업이다.
★ Q ★
그럼 왜 컴퓨터개발 초창기에 이런 문제를 미리 예상하여 대비하지 않았나.
★ A ★
컴퓨터는 1945년에 개발됐다. 초창기에는 군사용이나 과학기술용으로 전문가들이 주로 사용했다. 당시 컴퓨터 메모리(저장장치)가 작아서 가능한한 데이터를 줄이려고 연도표기도 4자리가 아닌 2자리를 사용했다. 결국 초창기 전문가들은 오늘날처럼 개인용 컴퓨터(PC)가 대중화될지 몰랐고 더군다나 밀레니엄버그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 Q ★
밀레니엄 버그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가.
★ A ★
세계적으로 소프트웨어업체들이 밀레니엄버그를 수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또 컨설팅업체들은 기업체나 기관별로 어떤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자문을 해주고 있다. 문제는 밀레니엄버그를 1999년말까지 해결해야 하며 그 해결에 수천억달러가 넘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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