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버그는 컴퓨터가 2000년을 인식하지 못하는데서 예상되는 오류. 기존 컴퓨터는 연도표기를 뒤의 두자리 숫자로 하기 때문에 2000년의 ‘00’을 1900년으로 잘못 인식하게 된다.
이에 따라 2000년이 되면 컴퓨터는 1백년 전으로 연도가 복귀, 개인의 은행잔고가 0으로 바뀌고 보험료가 지급되지 않는 등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프로야구도 예외는 아니다. 어느날 갑자기 통산 최다승 선수가 주니치 드래건스의 선동렬(1백46승)이 아닌 다른 선수로 돌변하고 삼성 이승엽의 통산 타율이 7할이 될 수도 있다.
프로야구의 공식기록을 관리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작년 12월부터 데이터 베이스 프로그램을 공급한 오라클사와 협의해 새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소프트웨어 수정 작업에 들어갔다.
KBO가 마련한 대책은 가장 원시적인 방법. 전산팀 유대환과장은 “82년 원년부터 18년간 기록을 두자릿수에서 네자릿수로 모두 바꾸기로 했다”며 “굉장히 번거롭고 컴퓨터 용량이 소모되는 작업이긴 하지만 가장 확실한 대책”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Y2k의 피해는 구단과 운동장에서도 예상된다. 구단은 사무뿐만 아니라 미디어가이드와 팬북 제작, 연봉고과용으로 선수들의 기록을 관리하고 전력분석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놓고 있다.
그러나 구단에선 아직 특별한 대비책 마련의 움직임이 없다. 모기업인 그룹에 Y2k 문제를 맡겨두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스코어를 표시하는 운동장 전광판도 오작동 가능성은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대부분 구장의 전광판이 네자릿수를 인식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교체돼 있다는 것.
유과장은 “현재로선 Y2k 피해를 예상할 수 없다. 피해의 정도와 범위는 그때 가봐야 비로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