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소 국내 첫 탄생]한국생명공학 어디까지 왔나?

  • 입력 1999년 2월 19일 19시 20분


서울대 황우석 연구팀이 체세포 복제방법으로 ‘슈퍼 젖소’의 유전자를 그대로 이어받은 복제 암송아지 영롱이(Young―long)를 탄생시키는데 성공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생명공학수준이 세계적인 수준임을 입증했다.

이번 복제성공은 기술적으론 마음만 먹으면 인간복제도 언제든지 가능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황교수팀이 사용한 복제 기술은 영국 로슬린연구소가 97년2월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것과 똑같은 방법. 미국 일본 등에서는 생쥐와 원숭이를 이용해 잇달아 복제동물을 만드는 데 성공했고 미국에서는 인간과 소를 합성해 ‘반수반인’을 만드는 실험까지 진행되고 있는 실정.

▼ ‘당뇨쥐’ 美서 97년 특허

황교수팀은 핵을 제거한 난자에 체세포 핵을 결합시키기 전에 세포주 수준에서 6가지 전염성 질병을 검사하고 염색체 검사로 유산과 유전성 기형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세포를 미리 제거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 로슬린연구소의 방법을 한층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다른 소에서 채취한 난자의 핵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난자 파손을 최소화할 수 있게 개발한 스퀴징법(Squeezing Method)은 복제 성공가능성을 한층 높인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황교수는 유전자 이식기술 분야의 서울대 의대 서정선교수와 함께 현재 국내 생명공학계를 대표하는 과학자. 이들은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체세포 복제기술과 유전자 조작기술을 이용, 97년부터 심장이식용 돼지도 공동개발중이다. 이 기술은 태아 세포를 이용한 복제기술로 병든 신체를 건강한 신체로 대체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4,5년 뒤면 사람 몸에 이식해도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심장 간 콩팥 등 각종 이식용 장기를 만들어낼 전망이다.

서교수는 97년말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면역이 결핍된 실험용 쥐’와 ‘당뇨쥐’에 대한 생명공학특허를 국내최초로 획득하기도 했다.

한국과학기술원 유욱준교수, 생명공학연구소 이경광박사, 충남대 신상태교수팀은 97년초 인간의 유전자를 집어넣은 흑염소 ‘메디’를 탄생시켰다. 메디가 젖을 통해 만들어낼 ‘G―CSF’라는 물질은 인체 내에서 극히 미량만이 생산되며 생리활성 기능을 지니고 있다. 이 물질은 조혈세포로부터 백혈구의 성장 및 분화를 촉진시켜주는 단백질로 항암제 투여나 골수이식수술, 에이즈 치료 때 발생하는 백혈구 감소현상을 막아준다. 메디를 이용해 G―CSF를 대량생산할 수 있다면 현재 생산단가의 1% 정도 밖에 비용이 들지 않아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 美암게놈프로젝트 참여

국립보건원 특수질환부 김규찬박사(종양연구과장)팀은 미국 국립보건원 암센터가 추진하고 있는 암게놈프로젝트에 공동연구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김박사팀의 관심분야는 위암 간암 관련 유전자 분석. 김박사팀은 96년부터 위 간암환자 유전자 9천여개를 수집했으며 이 중 10여개는 특이한 것이어서 기능분석에 들어갔다. 3년 뒤 약 3만개의 유전자가 수집되면 암의 발병 예측이나 치료에 대한 개념 정리가 가능할 것으로 학계는 내다보고 있다.

〈정영태기자〉ytce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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