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생소한 물음이지만 정답은 ‘그렇다’. 인간의 뇌에 해당하는 CPU(중앙처리장치·판단담당)와 메모리(기억담당) 부분이 고장나면 컴퓨터도 뇌졸중 증세를 일으킨다. 3월7일 BC카드의 결제시스템이 1시간10여분간 고장나 1만2천여건의 카드결제 및 현금인출이 처리되지 못한 사고도 컴퓨터 뇌졸중 탓이었다.
이러한 컴퓨터 뇌졸중을 예방하는 신기술을 적용한 전산장비가 등장했다. LG―IBM은 지난달 ‘칩킬(Chip Kill)메모리’라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기업용 중대형 서버컴퓨터인 ‘넷피니티 7000M10’을 내놓았다. 대당 가격이 5천만∼6천만원의 고가지만 이미 2백여대가 팔렸다.
칩킬메모리는 인간 두뇌의 기억방식을 그대로 재현한 신기술로 인간의 뇌처럼 보조기억장소를 따로 설치해 주메모리가 고장나더라도 보조메모리를 통해 기억을 되살려 뇌졸중을 막는다.
3년간 1만대의 컴퓨터를 대상으로 IBM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반 컴퓨터는 9백번 가량의 뇌졸중을 일으킨 반면 칩킬메모리 기술을 적용한 컴퓨터는 단 6번에 그쳤다.
LG―IBM측은 “서버컴퓨터 뇌졸중의 80% 이상은 메모리 고장 탓”이라며 “칩킬메모리는 화성탐사선 ‘패스파인더’에 적용돼 성능을 인정받은 획기적 기술”이라고 설명. 02―3284―1579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