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티엄Ⅱ에 대한 관세 소급추징 방침이 발표되자 컴퓨터 업계가 크게 동요하고 있다. 특히 중소 PC업계를 중심으로 연쇄 부도의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이번 파문의 배경은 관세청이 그동안 ‘반도체류’로 분류해 저율의 관세를 부과하던 펜티엄Ⅱ칩을 세계관세기구(WGO)의 결정에 따라 ‘컴퓨터부품’으로 분류해 높은 관세를 부과키로 하고 2년전부터 수입된 물량에 대해 관세를 소급해 추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
펜티엄Ⅱ등 중앙처리장치(CPU)는 컴퓨터 전체 제조비용의 20∼30% 되는 핵심부품으로 변경된 관세율이 적용될 경우 업체마다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추가 세금을 물어야 한다.
PC업계에선 “이번 관세 소급 적용이 최근 살아나고 있는 PC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처사”라면서 “지난해 판매 부진으로 경영난을 겪었던 중소업체의 연쇄 부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는 97년 하반기 이 제품이 출시된 후 ‘반도체류’ 항목으로 자진신고해 △97년 4% △98년 2% △99년 무관세로 수입했다. 현재까지 국내에 수입된 펜티엄Ⅱ는 약 200여만개로 세목이 변경될 경우 △97년 7.9% △98년 7.9% △99년 4%의 관세율이 적용돼 약 135억원의 세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정보산업연합회 전자산업진흥회 등 PC관련 3개 단체는 7일 관세 소급 적용을 재고해 줄 것을 요청하는 건의문을 청와대 등 정부기관에 제출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