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으로 사랑하는 이성을 만나는 일은 영화 속의 픽션만은 아니다. 최근에는 채팅으로 만나 결혼에 골인하는 커플도 드물지 않게 있다.
하이텔 관계자는 “채팅서비스를 시작한 91년 이후 현재까지 5백여쌍이 채팅으로 만나 결혼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채팅 사용자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다양한 형태의 채팅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가입자 169만2000명(6월9일 현재)을 확보한 국내최대의 PC통신업체 천리안의 최고 인기 서비스는 단연 채팅. 하루평균 이용시간이 전체의 25%인 7만시간을 넘어섰다. 하이텔도 채팅 사용시간이 게시판에 이어 2위로 꾸준이 인기.
▽다양한 활용분야〓채팅은 자판을 두드리면서 상대방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 초창기에는 잡담을 늘어놓는 창구에 머물렀지만 채팅인구가 늘면서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
연령별 성별 지역별 직업별 등으로 대화실이 분류된 것은 물론 관심사에 따라 수많은 대화실이 개설돼 있어 필요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
새로운 친구나 연인을 만날 수 있어 인간관계를 넓혀주는 측면도 중요한 장점. 지방에 대리점, 지점을 둔 중소기업이나 잡지사 등에서는 비공개 대화실을 개설해 PC통신 채팅으로 원격 회의를 하기도 한다. 창작 문학작품을 평가받는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주식열기를 반영해 증권정보를 주고받는 대화실이 개설된 상태.
▽부정적 측면〓다수가 채팅에 참가하다 보면 ‘반칙’을 하는 네티즌도 적지 않다. 욕설이나 음란한 대화로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들거나 특정 상대(주로 이성)를 끈질기게 괴롭히는 스토킹도 벌어진다. 새벽녁에 번개처럼 개설돼 음란물을 판매하고 5분 이내에 사라지는 속칭 ‘땡시장’도 등장했다. 대금을 미리 받고 약속된 물건을 보내주지 않는 통신 사기도 주의해야 한다.
▽신종 채팅서비스〓천리안은 궁합채팅(go gchat)을 최근 시작했다. 채팅에 앞서 자신의 이름과 성별을 비롯해 생년월일과 출생시간, 거주지역 등을 입력하면 상대방과 대화하면서 궁합점수를 바로바로 파악할 수 있다. 나우누리는 전세계 네티즌과 일대일 채팅 및 그룹채팅을 즐길 수 있는 무료 인터넷 채팅서비스 ‘님’을 최근 시작했다. 웹클럽(webclub.nownuri.net)에서 전용 프로그램을 다운로드받으면 사용 가능하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