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3㎛급 가공기술이 반도체 제품에 적용된 것은 세계 처음이다. 현재 주력제품인 64메가D램은 0.21∼0.23㎛급 기술을, 21세기 반도체로 불리는 256메가D램조차 0.18㎛급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로써 지난주 초고속 알파 중앙처리장치(CPU) 발표에 이어 세계 반도체업계 선두주자 인텔에 강력한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매출액은 1위인 인텔의 4분의 1 수준. 그러나 삼성전자는 2005년까지 반도체업계 선두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DDR 방식은 97년 삼성전자가 국제표준화기구인 JEDEC에서 처음 제안한 고속 메모리 기술로 램버스D램과 함께 차세대 고속D램으로 각광받고 있다.
삼성의 1기가 DDR D램 개발은 자신의 칩셋을 지원할 고속D램으로 일찌감치 램버스 방식을 채택한 인텔에 상당한 자극을 줄 것으로 보인다.
램버스D램은 근본적으로 새로운 방식을 도입한 설계 기술이기 때문에 칩이 꽂히는 보드 등 다른 분야의 추가 연구가 필요한 것이 단점. 칩 크기가 기존 싱크로너스D램보다 크다는 점도 상용화를 더디게 하는 요인이다.
반면 DDR 방식은 기존의 싱크로너스D램에서 설계만 바꾼 것으로 양산성에서 램버스D램보다 탁월하다. 현재 IBM 등이 삼성의 DDR 방식을 지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 황창규(黃昌圭)부사장은 “상당기간은 램버스와 DDR, 두 가지 방식이 혼재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러나 DDR D램 시장이 일정 수준 형성되면 인텔도 어쩔 수 없이 DDR 방식 채택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지난주 1㎓ 알파CPU를 발표, 인텔의 독무대인 CPU 분야에 뛰어들었다. 인텔은 현재 전세계 CPU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며 PC의 모든 규격을 좌우하고 있다.
삼성은 “CPU 시장에서 인텔과 경쟁하자는 뜻은 아니다”고 말한다. 알파칩이 펜티엄칩보다 속도를 비롯, 성능은 월등하지만 전세계의 인텔칩을 알파칩으로 바꿔놓을 수는 없기 때문. 관련 소프트웨어가 압도적으로 부족한 데다 인텔과 경쟁하려면 천문학적 마케팅 비용이 들어가야 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알파칩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인터넷 서버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삼성이 최첨단 공정기술인 0.13㎛급 기술과 알파CPU를 개발한 것은 시스템온칩 개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는 의미가 있다.
비메모리와 메모리 반도체, 각종 보드 등이 하나의 반도체 안에 집약되는 시스템온칩은 21세기 전자산업의 지형을 바꿀 ‘핵폭탄’으로 세계 전자업체들이 사활을 걸고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황부사장은 “인텔이 CPU 설계 기술에서 앞선 것은 사실이지만 시스템온칩 개발 경쟁은 탁월한 공정기술과 로직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가 오히려 유리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오스틴〓홍석민기자〉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