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 동호회 이끄는 「시솝」출신 취업 상한가

  • 입력 1999년 7월 19일 18시 27분


‘PC통신 시솝 경력 상종가.’

프라임정보통신에서 근무하는 최은혁씨(29)는 PC통신 하이텔의 객체지향동호회 대표시삽. 대학과 대학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최씨는 거대한 동호회를 이끄는 시삽이라는 점이 큰 자랑거리다. 최씨는 “95년 입사 당시 이력서에 동호회 시삽이라고 밝히자 면접관들이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면서 “시삽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스템 오퍼레이터’의 약어로 PC통신 동호회를 꾸려나가는 운영진을 뜻하는 ‘시삽’은 적게는 수백명에서 많게는 수만명에 이르는 조직을 이끄는 중책을 맡고 있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회원들을 포용해야 하는 리더십은 물론 전문성과 성실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인기 경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 회원이나 관련분야 종사자들과 교류를 통해 다져진 폭넓은 대인관계까지 갖추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인터넷 포털서비스업체 네이버의 이해진사장(32)은 “일반적인 전형방법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 정보화 활용능력”이라면서 “회원들이 직선제로 선출한 시삽직을 역임한 사람이라면 믿고 채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삽 경력을 인정하는 경향은 정보통신업계와 전자상거래를 다루는 유통업계에서 활발하다.

이에 따라 시삽 경력을 증명해달라는 수요가 늘자 하이텔은 올해초부터 사장 직인이 찍힌 ‘시삽 경력 증명서’를 발급하고 있다. 이미 100여통을 발급했는데 주로 취직이나 유학 목적으로 신청하는 추세다. 천리안과 유니텔도 요청이 있으면 추천서를 작성해주고 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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