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기상청은 “태풍이 지나갔다고 해서 호우가 끝난 것은 아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반도 동쪽에 자리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여전히 약해 중국 남쪽해상에서 다량의 수증기를 포함한 남서기류가 유입될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 게다가 태풍 올가의 후면에 자리한 수증기 덩어리가 5일까지는 한반도에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돼 이 비구름대가 언제 폭우로 돌변할지도 모른다.
기상청은 “이달 중순까지는 한반도에 열대성 저기압으로 인한 집중호우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집중호우에 이어 덮친 태풍 올가는 지난달 30일 필리핀 동쪽해상에서 발생한 이후 줄곧 중심 최대풍속 30m에 중심기압 975V, 영향권이 반경 240㎞(동쪽은 480㎞)의 중급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북상 속도는 당초 시간당 18∼30㎞를 유지하다가 제주도 서쪽 해상에 진입하면서부터 시속 48㎞로 급격히 빨라졌다.
태풍의 진행속도가 빨라진 것은 한반도 상공의 북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강한 제트기류에 휩쓸렸기 때문.
빠른 진행 속도만큼 태풍 위력도 강했다. 보통 태풍은 지상에 상륙하면서 지면과 마찰을 일으켜 세력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이 특징. 하지만 올가는 중급의 위력을 그대로 가진채한반도를통과하면서 200∼300㎜가량의 많은 비를 뿌렸다.
태풍이 빠른 속도로 북진함에 따라 태풍 피해가 줄어든 이점도 있었다. 한반도가 태풍의 영향권에 드는 시간이 그만큼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