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인&아웃]SBS 사이버 방송인 '나잘난 박사'

  • 입력 1999년 8월 8일 18시 26분


30대 중반치고는 좀 늙수그레해 보이는 옆집 아저씨의 인상. 경제학박사이지만 정치문제에도 박식한 ‘백수’. 남의 눈치보지 않고 떠드는게 장기이고 화가 나면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선다.

SBS ‘머니센스’(월∼금 밤8·40)에 등장하는 ‘사이버 방송인’ 나잘난박사의 신상메모.

이 프로에 고정출연하는 그는 최근 증권 부동산에 관한 촌평은 물론 그린벨트 해제부터 정책의 혼선까지 독설을 퍼부어 인기를 끌고 있다. 직장인들끼리는 입바른 소리 곧잘 하는 동료를 ‘김잘난’‘박잘난’으로 부를 정도.

4월26일 출생신고(첫 방송)를 한 그는 대단히 ‘비싼 몸’이다. 나잘난 캐릭터를 개발한 디지털 영상컨텐츠업체인 오콘측에 따르면 그의 출연시간은 불과 2분이지만 회당 출연료(제작비)는 무려 400만원이 넘는다. 한 회를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15∼20시간 정도.

나박사가 활동하는 기술적 비결은 ‘리얼타임 퍼포먼스 애니메이션’ 시스템이다. SBS보도본부의 취재기자들이 원고를 작성하면 성우가 컴퓨터와 연결된 옷을 입은채 기사를 읽으면서 연기를 한다. 이 수치가 컴퓨터에 입력되면 제작진은 이를 기초로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게 된다.

이 시스템을 통해 눈과 입,귀 등 얼굴 각 부위의 움직임을 조금씩 달리해 200여가지의 표정을 낼 수도 있다. 현재는 녹화방송으로 제작되고 있지만 나박사와 실존 인물이 생방송으로 인터뷰하는 것도 가능하다. 3주후면 공처가를 자처하는 나박사의 가족이 공개될 예정. 나박사의 부인과 아들 캐릭터가 제작중이어서 부부 또는 부자가 함께 푼수를 떨게 된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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