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화/亞4국 비교]한국 정보인프라 「꼴찌」

  • 입력 1999년 9월 6일 18시 34분


‘아시아 신흥개발 4개국 중 꼴찌.’

한국이 2000년대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될 국가 정보화 기반 분야에서 아시아 내 경쟁국가인 싱가포르 홍콩 대만보다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국제경영개발원(IMD)과 국제통신연맹(ITU) 골드만삭스 등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한국은 정보 인프라 및 정보화 인력기반, 관련산업 발전 수준 등 정보화와 관련된 대부분의 분야에서 경쟁국들에 비해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 인프라〓정보화 수준을 알려주는 지표인 전화망, 초고속정보통신망, 컴퓨터 보급, 이동전화 가입자수 등 정보 인프라 측면에서 한국은 경쟁국가들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

IMD의 지난해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인구 1000명당 컴퓨터 보급 수가 싱가포르(344대)홍콩(310대) 대만(177대)보다 적은 150대였으며 인터넷 호스트 수도 홍콩(20.09) 대만(16.71)싱가포르(13.45)보다 적은 4.22개에 불과했다.

휴대전화 가입자 하나만 인구 1000명당 430.8명인 홍콩에 이어 2위(304.2명)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국민총생산(GDP)에 대비한 정보통신분야 투자에서는 한국이 1.279%로 싱가포르(0.54%) 홍콩(0.4%)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는데 이는 이들 국가가 이미 정보화 인프라 구축을 끝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싱가포르의 경우 이미 90년초부터 ‘IT2000’이라는 정책을 통해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을 마무리했으며 홍콩은 동남아 대만 일본 호주 유럽까지 초고속 광케이블망 연결을 완성한 상태.

▽정보화 인력기반 및 정부 정보화〓정보화 수준을 가늠하기 위한 또다른 기준은 정보통신 분야의 전문인력 규모와 질적 수준, 국민의 정보화 마인드.

한국의 경우 정보통신 분야 산업은 급속히 확대되고 있지만 전문인력 공급이 턱없이 모자란 상태. 80년부터 교육과정에 정보통신 컴퓨터 관련 과목을 편입시킨 싱가포르의 경우 정보통신 관련학과 학생이 전체 대학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7%로 한국(6%)보다 높다.

또 정부 정보화 분야에서도 싱가포르와 홍콩은 96년에 이미 행정업무의 전산화를 100% 달성했다.

▽전자상거래 등 관련산업〓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아시아 4개국의 전자상거래 규모는 홍콩 한국 대만 싱가포르의 순. 그러나 GDP 규모와 대비한 전자상거래 규모는 한국이 최저.

벤처기업의 자금조달도 홍콩 싱가포르의 경우 기술을 갖춘 벤처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만 한국은 금융시장이 안정되지 못한데다 실적이나 담보가 없으면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금융관행 때문에 벤처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LG경제연구원 송민선(宋敏先) 선임연구원은 “정보화 기반 구축에는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민간부문의 자생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분야에서 민간의 경쟁을 통한 정보화 촉진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훈기자〉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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