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데이콤인수 '잰 걸음'…내달 경영권인수 주총요구

  • 입력 1999년 9월 16일 18시 22분


LG그룹이 데이콤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 다음달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달라고 16일 데이콤측에 공식 요청해 LG그룹의 데이콤 경영권 인수가 급류를 타고 있다.

데이콤 경영진들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면서도 예상보다 빠른 수순에 놀란 분위기. 데이콤 노조도 LG의 데이콤 입성에 거부감을 표시했다.

▽곽사장의 사생결단〓LG의 데이콤인수가 가시화하자 곽치영(郭治榮)데이콤사장은 LG측에 사의(辭意)를 표명했다. 곽사장은 “지금 데이콤은 인터넷을 주력사업으로 내걸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내가 책임지고 물러날테니까 현 임원진만은 지켜달라”고 LG에 요청한 것.

곽사장은 “이사회와 임시주총을 통해 LG가 데이콤을 무사히 인수하게 한후 정식절차를 밟아 사직서를 내겠다”고 밝혔다. LG그룹 내부에서도 현재 전문성이 있는 기존 임원진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60명에 달하는 거대 임원진을 어떤 방식으로든 물갈이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일정 왜 빨라졌나〓정부의 재벌개혁이 거센 이 마당에 LG가 왜 데이콤 인수 일정을 앞당겼을까.

LG에 몸담았던 곽사장도 내년 정기주총까지는 그대로 사장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었다.

이와 관련, LG그룹 관계자는 “임시주총 소집은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체제를 조기에 구축하기 위한 준비”라며 “항간에 떠도는 소문처럼 물갈이나 곽사장의 사임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LG가 지금 상황에서 데이콤을 인수하는게 가장 효율적이라는 치밀한 나름대로의 계산이 있었다는게 업계의 분석. 특히 내년으로 넘어갈 경우 총선까지 겹쳐 정부의 재벌개혁 드라이브가 어떻게 흐를지 예측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것.

▽앞으로의 전망〓현재 24.5%의 데이콤 지분을 보유한 LG는 이르면 다음달말까지는 동양그룹으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아 50% 이상을 확보할 방침. 사실상 연말까지는 LG의 데이콤 인수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벌써부터 데이콤 신임사장에 전직관료인 J씨, LG그룹 계열사 사장인 K씨 등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여기에 주력사업이 인터넷으로 동일한 LG인터넷과 천리안과의 통합까지도 점쳐지고 있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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