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정치경제학자 로버트 토머스 맬서스가 ‘인구론’(1798)에서 펼친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주장은 줄곳 논란거리가 돼 왔다. 그는 식량 부족으로 인류가 결국 혼란과 기근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년 전 8억 인구의 시절에 인구과잉 문제를 제기한 맬서스가 오늘날 60억 대부분이 먹고 사는 지구를 본다면….
★ 201년전 식량난 경고
하지만 아직도 맬서스의 사상은 신(新)맬서스주의자들 사이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인구폭발’의 저자인 미국 스탠퍼드대 생물학과 폴 얼리히와 월드워치연구소장 레스터 브라운이 그 계승자에 속한다.
▽컵이 반이나 비었다〓브라운은 맬서스가 결정적인 것들을 지적했다고 평가하면서 그가 간과한 두 가지 중요한 점을 보완해 설명한다. 첫째는 곡물의 생산성. 헥타르당 곡물생산이 1950년에서 1990년 사이 배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먹이 사슬의 상층에 해당하는 식품을 선호하게 된다는 것. 부유한 나라에서는 직접 곡식을 먹는 대신 곡식을 동물에게 먹여 더 좋은 식품을 만들어 낸다. 그런데 이 방법은 더 많은 곡물을 소비한다.
★ 생태계 파괴등 일부 입증
가뭄 빈곤 에이즈 경작지의 감소를 겪고 있는 사하라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에서는 맬서스가 옳았음이 증명되고 있다. 또한 전지구적인 물의 부족도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신맬서스주의자들은 이밖에 수산물과 일인당 토지비율 감소, 지구 온난화로 인한 식량공급의 예측 불가능성, 녹색혁명의 지체, 무자비한 생태계파괴 등을 꼽는다.
▽아니다, 컵은 반이나 찼다〓미국의 줄리안 사이먼(전 메릴랜드대 경영학교수)는 성장에 실질적인 한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기술발달로 극복" 반론도
성장무제한론자들은 식량생산이 지속적으로 늘고 가격은 하락한다는 점, 기근은 식량공급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나 전쟁 때문이라는 점, 새로운 기술이 계속 발전한다는 점 등을 그 근거로 제시한다.
지구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있을까? 인구통계학자인 조엘 코언은 10억에서 1조까지로 추정한다. 1조는 심하다 하더라도 대체로 40억에서 160억까지는 인정한다. 우리는 이미 한계영역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컵은 실제로…〓맬서스가 옳았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다만 생물학자들은 기근 질병 전쟁 혼란 등의 요소 때문에 무한대의 인구증가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인구통계학자 칼 홉에 따르면 세계는 두개의 인구 영역으로 나뉘어 있다. 선진국의 인구는 안정돼 있고 대부분의 인구증가는 이미 식량문제가 있는 지역에서 일어난다. 홉은 “유럽 사람은 아무 일도 없는 듯 살아가지만 사하라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부에서 인구가 계속 증가한다면 심각한 식량문제가 일어날 것이다”고 전망한다.
미국 위스콘신대 ‘The Why Files’ 사이트(http://whyfiles.news.wisc.edu) 참고.
〈김형찬기자〉kh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