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분비 세포' 간이식 국내 첫성공…당뇨병치료 기대

  • 입력 1999년 11월 25일 23시 36분


췌장(이자)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도세포(島細胞)만을 떼어내 간에 이식하는 수술이 국내 최초로 성공, 난치병인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울산의대 서울중앙병원 일반외과 한덕종(韓德鍾·사진)교수팀은 1일 췌장에 병이 생긴 김모씨(56)에게서 췌장을 제거한 뒤 김씨의 간에 췌장 도세포를 이식했으며 이식된 도세포는 17일만에 인슐린을 정상적으로 분비하기 시작했다고 25일 밝혔다.

당뇨병이 없던 김씨는 췌장을 제거하자마자 당뇨병이 생겨 하루 40단위(unit)이상 인슐린 주사를 맞았으나 회복기에 접어든 현재는 12단위를 맞고 있다. 한교수는 “점차 인슐린 분비량이 늘고 있어 곧 완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교수는 92년 국내 최초로 췌장이식 수술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 췌장 도세포 이식성공은 태어날 때부터 유전적 환경적 요인으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제1형(소아형) 당뇨병 환자에게 완치 희망을 주고 제2형(성인형) 당뇨병 치료에도 적용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또 돼지 등 동물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용하는 이종(異種)이식 성공 가능성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자가 도세포 이식술은 세계적으로 200여건이 이뤄졌는데 우리나라는 미국 스페인 프랑스 영국에 이어 다섯번째로 성공한 국가가 됐다.

한강성심병원 유형준(柳亨俊·내과)교수는 “이 수술은 서로 다른 사람 간의 세포 이식에 필요한 물리적인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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